[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LG화학이 배터리 소재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선다. 양극재, 분리막 등에 이어 음극재 분야가 대상이다.
12일 최영민 LG화학 전무는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SNE리서치 주최로 열린 ‘NGBS 2023’에서 “자체 동박 사업을 탐색 중”이라고 말했다.
동박은 얇은 구리 막으로 음극재 원료로 쓰인다. 음극재는 배터리 수명과 충전 시간을 좌우하는 소재로 배터리 원가 10~15%를 차지한다. 음극활물질, 도전재, 바인더 등을 섞은 슬러리를 집전체에 바르는 식으로 만들어진다. 집전체는 충·방전 시 전자가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요소인데 음극재에서는 동박이 이 역할을 한다.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은 SK넥실리스, 솔루스첨단소재 등으로부터 동박을 조달했다. SK넥실리스는 지난 2019년 SKC가 인수한 KCFT가 전신이다. LG와 SK 그룹 간 배터리 소송 전후로 LG에너지솔루션에서는 동박 공급망 다변화에 속도를 낸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LG화학은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결정하는 양극재를 비롯해 여러 소재를 다루고 있다. 일본 도레이와 손잡고 분리막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최 전무는 “양극재의 경우 한국 구미 공장이 연내 완공되고 미국 테네시 공장이 착공을 앞두고 있다. 유럽은 검토 중”이라며 “분리막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인해 현지 진출 동인이 생겼다”고 밝혔다. IRA에 따라 분리막을 부품으로 분리돼 중장기적으로 북미 생산 비중을 높여야 한다.
여기에 동박, 실리콘 음극재 등으로 영역을 넓히는 게 LG화학 계획이다. 동박은 양극 집전체인 알루미늄박 대비 수익성과 기술 난도가 높아 LG에너지솔루션으로서는 내재화가 필요한 품목이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에 실리콘을 섞어 만드는 차세대 소재다. 대주전자재료 등이 주도하는 가운데 LG화학도 연구개발(R&D)을 이어가면서 사업화를 노리는 상황이다.
최 전무는 “배터리 소재는 물론 시스템적으로도 대응할 수 있는 부분(배터리팩 등)을 준비 중”이라며 “배터리 제조사는 물론 완성차업체와 협력 관계 구축해서 공동 연구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