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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20년, 삶을 말하다⑬]노키아를 잡아라…애니콜 세계 1위 도전기

윤상호

삼성전자의 올해 휴대폰 판매목표는 2억대 이상. 올 3분기에는 5000만대에서 5200만대 정도의 판매량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세계 1위 노키아의 판매량은 1억1000만대 가량. 아직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세계 2위를 굳힌 것은 이제 겨우 1년. 2005년 연간 판매량 1억대 이상을 기록한지 3년만에 2억대 이상으로 두 배 이상 성장을 노리고 있다. 3위와의 격차도 4분기 연속으로 벌렸다.

휴대폰 시장은 트렌드 변화가 심한 곳. 한순간의 전략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온다.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이 그랬다. 준비를 착실히 하며 내공을 다진다면 노키아를 추격하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특히 경기 침체 영향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곳이 신흥시장이기 때문에 신흥시장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노키아를 파고 들 수 있는 기회가 올 수 있다. 원화약세 또한 해외시장에서 약 90%의 매출을 창출하는 삼성전자에게는 유리한 상황이다.

우리투자증권 이승호 애널리스트는 "휴대폰은 이동통신사간 경쟁으로 상당액의 보조금이 지급되고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성격이 강하므로 PC TV 카메라보다는 경기침체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중저가 시장 비중이 높은 모토로라와 노키아 등에 타격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이런 시장 상황에 맞춰 '양적 성장'이라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2위 자리를 견고히 하고 노키아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프리미엄 전략에서 엔트리 프리미엄, 이제 전방위적 시장 공세 전략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지난 3분기 대폭적인 가격인하와 마케팅 공세로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5000만대 이상 팔린 것으로 집계될 경우 이는 삼성전자의 분기 사상 최대 기록을 수립하는 것이다.

HI투자증권 송명섭 애널리스트는 "불황기를 맞아 시장 점유율 상승을 도모하는 것은 향후 보다 강력한 경쟁력 및 시장 지위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물량 확대에 따라 수익성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3분기 7~8%대 영업이익률을 올릴 전망이다. 하지만 연간 영업이익률은 10%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시장 재정비도 탄력을 받고 있다. 모토로라의 실패를 교훈 삼아 신흥시장, 특히 인도시장에서 판매망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3000만대 이상 판매된 E250은 플랫폼 전략을 적용한 휴대폰이다. 플랫폼 전략은 기종별 부품 호환성을 높여 부품의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것을 일컫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 전략은 휴대폰 사업을 끌어올리기 위한 과도기적 전략"이라며 "시장을 더욱 세분화 해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 이를 기반한 전략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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