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벤처스토리⑥]“한국의 대학생이여, 소통하라”

심재석 기자

[특별기획/내일을 향해 뛴다…′새내기 벤처 스토리′] 루키 이해진 대표

“대한민국의 들이대기(?) 1인자”

대학생 인맥연결 서비스(SNS)인 루키(www.rukie.com) 이해진 대표 주변에서는 그를 이렇게 부른다. 그는 자신이 함께하고 싶은 사람은 앞뒤 안 가리고 접근해 반드시 자기 편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해진이 못 꼬시는(?) 사람은 아무도 못 꼬신다”는 것이 주위의 평.

이런 성격은 외국에서 대학을 다니던 그가 아는 사람도 별로 없는 한국에서 벤처기업을 창업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뉴욕주립대 경영학과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한 이해진(24) 대표는 군대에서 서울대 조선해양학과를 휴학중인 주상돈(24)씨를 만나, 벤처 창업에 뛰어들었다. 두 사람은 군에서
구체적인 서비스를  기획했다.


이들이 기획한 비즈니스 아이템은 대학생 전문 인맥 연결 서비스.

루키는 어떤 서비스

루키는 국내 최초의 대학생 전문 소셜네티워킹서비스(SNS)로, 학생들이 유익하게 즐길 수 있는 실용적이고 재미있는 서비스가 되자는 기치아래 시작됐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에 의해 개발된 강의정보 시스템이다.

기존의 학교에서 자체로 실시했던 강의평가들은 학생들에게 제대로 공개되지 않거나 비효율적인 데이터 베이스 체계로 실제 학생들에게 크게 유용하지 못했다. 하지만 루키가 개발한 강의정보 시스템은 학생들의 참여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공유된다.

이러한 강의정보는 신입생, 복학생처럼 강의정보가 꼭 필요한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던 이해진 대표가 한국에서 벤처기업을 창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한국 대학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고, 인터넷이나 컴퓨터 분야 전공자도 아닌 그를 사람들이 별로 믿어주지도 않았다.

이 때 그의 들이대기(?) 성격이 나왔다. 이 대표는 제대하자 마자 이 분야에서 유명하다고 소문난 인물들을 한 명씩 접촉하기 시작했다. 무슨 무슨 경진대회에서 상 받은 사람, 인터넷에서 아이디어가 풍부한 것으로 유명한 사람 등에게 이메일을 보내 자신의 사업 아이템과 비전 등에 대해 설명한 후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물론 이런 이메일 한 통에 즉각 수락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당연히 답장이 없기 마련. 하지만 이 대표는 이에 굴하지 않았다. 즉각 대상자의 주변을 수소문해 연락처를 확보하고, 이번엔 전화로 애정 공세를 퍼 부었다.


이 대표의 이런 들이대기를 끝까지 거부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현재 루키에서 일하는 개발자, 디자이너, 서버 관리자 등 모든 직원은 이런 식으로 함께 하고 있다.

각 대학 커뮤니티와 제휴를 맺을 때도 그의 들이대기는 효과를 발휘했다.

루키는 기존의 대학생 커뮤니티들을 연합하고, 아직 활성화된 커뮤니티가 없는 대학교들을 위해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이를 위해 성대사랑 등 서울 소재의 대학들의 유명 커뮤니티와 제휴를 맺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대학 커뮤니티와 손을 잡으면 수천명의 그 커뮤니티 이용자를 자연스럽게 루키 이용자로 편입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이 대표는 각 대학의 자체 커뮤니티 대표들을 공략했다. 하지만 이들은 그렇게 쉽사리 마음을 열지 않았다.

 

각 대학의 커뮤니티에 속한 회원들이 많다 보니 커뮤니티 대표에 대한 정치적, 상업적 목적으로 접근을 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커뮤니티 대표들은 자부심이 크기 때문에 어설프게 접근하는 사람들에게 반감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끝내 각 대학 커뮤니티 대표의 마음을 얻어냈다. 처음에는 그들을 만나기도 어려웠지만, 이제는 모두 친구가 됐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이런 관계유지가 가능했던 것은 이 대표가 비즈니스만을 목적으로 접근한 것이 아니라 같은 대학생으로서 대학생들의 자유로운 대화 공간을 만들고자 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루키에 대해 “한국의 페이스북으로 키워내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루키를 단순히 즐기기 위한 만남의 공간이 아니라 인맥을 쌓으면서 대학생들이 가장 고민하고 있는 공부, 취업 등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겠다는 것이 포부다.

이 대표의 이런 목표에 벤처 지원 업체들도 함께 하고 있다. 루키는 소프트뱅크코리아의 자회사 소프트뱅크미디어랩이 운영하고 있는 IT벤처투자 프로그램인 '리트머스2'로부터 지원을 받은 첫 사례다. 이뿐 아니라 KTH로부터도 지원을 받고 있다.

그러나 루키는 아직 계속된 실험의 연속선상에 있다. 2007년 처음 사업을 시작한 이후 벌써 8번의 개편을 했다. 이 대표의 말에 따르면 ‘대실패’를 반복했다. 그는 “안 될 땐 안 되는 이유가 있다”며 새로운 모델을 찾아 나섰다.


최근에는 위젯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중이다. 각 대학의 커뮤니티에 루키가 제공하는 위젯을 설치하고, 이를 정보교류의 통로로 이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위젯을 통해 콘텐츠를 배포하고 이를 수익 연결시키자는 것이다.

이후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시킬 예정이다. 이를 위해 대학생 파티 등을 주최하고 있다.
 
이 대표는 “모든 활동은 오프라인에서 일어난다”면서 “오프라인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온라인에서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 시너지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표는 올 초까지 서울권 25개 대학 소속의 대학생 중 50%를 루키 이용자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표는 "한국 대학생에게 꼭 필요하고, 쓸 수밖에 없는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심재석 기자> 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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