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해설] SKT, 초당 과금제 도입…시장 여파는?

윤상호 기자
- LGT 요금 우위 상쇄 ‘위기’…KT 데이터요금으로 차별화

SK텔레콤이 초당 과금제를 전격 도입했다. 해외와 달리 조건 없는 무조건 초당 과금제다. 허를 찔린 경쟁사들은 애써 의미를 축소하는 등 고심에 빠졌다. 그동안 낮은 요금을 장점으로 내세웠던 LG텔레콤은 다시 생존의 위기에 놓였다.

SK텔레콤은 향후 요금 마케팅 활용에도 초당 과금제를 적극적으로 내세울 방침이다. 결국 KT와 LG텔레콤 역시 향후 초당 과금제 도입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SKT, 요금제 도입 배경 ‘1위의 자신감’=27일 SK텔레콤은 우선 과금 단위를 현행 10초 단위에서 1초 단위로 개편해 모든 요금제에 전면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 방식은 세계적으로 거의 사례가 없는 과금제다.

해외의 경우 초 단위 요금을 도입하더라도 매 통화마다 50원~250원의 별도요금(Call Setup Charge)을 부과하거나, 매 통화마다 30초 또는 1분은 기본 과금하고 이후부터 1초 단위로 과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국은 1분 일본은 30초 등 해외 이통사의 과금 단위와 비교해서도 세계적으로 과금 단위가 가장 짧아졌다. 이 과금제는 시스템 정비가 끝나는 오는 2010년 3월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의 음성통화 요율은 표준요금 기준 1초당 1.8원으로 변했다. 10초 단위로 계산이 되는 경쟁사에 비해 90% 저렴한 셈이다. 물론 절사개념이기 때문에 실제 상황에서는 이보다 할인 폭은 적다.

방송통신위원회 통신정책국 신용섭 국장은 “SK텔레콤 외의 다른 사업자에게도 이같은 요금제 변경을 권고했지만 따르지 않았다”라며 “권고를 따르지 않았다고 해서 제제를 할 법적인 근거는 없으며 더 이상 권고를 할 계획은 없다”라고 말했다.

◆허 찔린 KT․LGT 대응책 마련 부심=KT와 LG텔레콤은 고민에 빠졌다. SK텔레콤에게 집중됐던 요금인하 불만이 두 업체로 분산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KT 대외협력실 이충섭 상무는 “초당 과금제는 우리도 검토했지만 SK텔레콤의 요금전략일환의 하나라고 본다”라며 “다른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SK텔레콤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텔레콤 비즈니스개발부문 마케팅전략담당 이승일 상무는 “안하기로 한 것은 아니고 검토를 하고 있다”라며 “경쟁력 유지차원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할 수도 있다”라고 해명했다.

요금제 주도권을 차지한 SK텔레콤은 초당 과금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초단위 과금제 도입은 소비자 단체가 지속적으로 촉구해온 사안이다. 그동안 1위 사업자였기 때문에 수세적인 입장이었던 요금논란을 공세로 전환할 전망이다. 물론 연간 1500억원 이상의 매출액 손실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텔레콤 CR전략실장 이형희 전무는 “시만사회에서 초당 과금제의 필요성을 계속 제공했고 1위 사업자로서 첨단적인 과금체계를 시도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에서 이번 결정을 내리게 됐다”라며 “이를 요금 경쟁 차별화 포인트로 강조할 방침”이라고 경쟁사를 압박했다.

◆SKT 요금 주도권, 상당기간 지속될 듯=한편 KT와 LG텔레콤도 시기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결국 초당 과금제를 선택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일단 초당 과금제 도입을 최대한 지연시키면서 다른 방향으로 요금 논란을 돌리려는 시도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데이터통화료 인하로 승부수를 띄웠다. LG텔레콤은 아직 뾰족한 방안이 없어 보인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이 시장 점유율에 이어 요금까지 주도권을 잡는 상황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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