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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요금인하 발표…기본료는 왜 빠졌을까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 기자] 이동통신 3사가 가입비 및 무선데이터, 선불요금 인하 등 전 분야에 걸쳐 통신요금 인하에 나선다. 하지만 그동안 시민단체에서 강력히 요구하던 기본료에 대한 변화는 찾을 수 없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SK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는 27일 단말기 보조금의 요금인하 전환 등을 비롯한 통신요금 인하 방안을 발표했다.

이통3사는 빠르면 다음달부터 순차적으로 10초 단위의 과금방식을 1초 변경하는 것을 비롯해 가입비 및 무선데이터 요금 인하, 장기가입자에 대한 요금인하, 선불요금제 활성화, 유선 및 결합상품 요금 인하 등 전 분야에 걸쳐 순차적으로 요금을 인하할 계획이다.

방통위가 예측한 요금인하 규모는 내년 한해 1조5천억원으로 이통3사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7~8% 수준이다.  

하지만 이동통신 요금 인하 논쟁의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던 기본료 인하는 결국 이번 방안에서 빠졌다. 그 동안 시민단체들은 기본료를 대폭 할인하거나 폐지해야 실질적이고 보편적인 요금인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요금인하 방안의 경우 SK텔레콤만이 과금방식을 10초에서 1초로 바꾸는 등 사업자별로 차이가 있었지만 기본료의 경우 이통3사 모두 손을 대지 않았다.

이에 대해 KT는 “일괄적으로 요금을 인하하는 것은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라며 “요금경쟁을 얘기하고 있는데 일률적인 요금인하는 경쟁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에 일률적으로 요금을 내리면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일률적인 인하 요구가 나올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경쟁측면에서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SK텔레콤 역시 “실질적으로 부담을 덜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며 “기본료를 일률적으로 인하하는 것 보다는 고객 특성에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통사들이 기본료를 손댈 수 없는 현실적인 이유는 이익 감소 규모가 상당한데다 요금인하를 통해 이통사가 얻을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4700여만명. 기본료를 가입자당 1000원만 내려도 매달 매출이 470억원씩 감소하게 된다. 연간으로 치면 5600억원 수준이다.

이번에 이통3사는 무선데이터, 선불요금 등을 조건 없이 인하하기로 했지만 선불요금제의 경우 가입자 비중이 2% 수준인데다 무선데이터 역시 이용 비율이 낮은데다 그 동안 워낙 비정상적었다는 비판이 컸기 때문에 기본료와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

또한 2년 이상 가입자가 약정을 할 경우 요금을 깍아주는 방안 역시, 약정에 단말기 보조금을 받지 않겠다는 조건이 붙는다. 한마디로 보조금을 적게 쓰거나, 무선데이터 가입자를 확대하면 매출감소 충격을 줄일 수 있지만 기본료 인하는 감소분을 상쇄할 수 있는 방안 자체가 없는 것이다.

<채수웅 기자> 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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