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열풍…아마존 ‘킨들’ 성공요인 무엇일까?(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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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보다 아날로그에 초점 맞춘 디버전스 단말기…낮은 가격도 인기 한 몫
[딜라이트닷넷 창간기획] 23일(현지시각) 아마존닷컴의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아마존의 3분기 실적이 기대치보다 월등히 높게 나왔기 때문이지요. 그 바탕에는 전자책 ‘킨들’이 있었습니다.
아마존은 ‘킨들’의 정확한 판매대수는 공개치 않고 있지만 “아마존 판매 물품 중 매출과 대수 1위”라고 밝혀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함을 시사했습니다. 시장조사기관들 자료에 따르면 미국 전자책 단말기 시장에서 킨들의 비중은 65% 정도입니다. 올해 안에 누적 판매량 100만대를 넘어서는 것이 확실하다는 것이 이들의 예측입니다.
이렇듯 아마존의 전자책 사업 성공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역시 ‘킨들’ 그 자체입니다. 그동안 전자책은 여러 단말기를 통해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킨들’은 달랐습니다.
왜 달랐던 것일까요.
일단 ‘킨들’은 전자책 그 자체에 주목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동안 대부분의 디바이스는 전자책이라는 것을 추가 기능의 일종으로 접근했습니다. 사진보기 텍스트보기 등의 기능이 있는 모바일 기기의 서브 기능 정도인 셈 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타깃으로 콘텐츠 장사를 시도했습니다.
그러나보니 대부분의 사용자가 전자책을 읽기 위해 산 제품도 아니고 단말기 자체도 그 쪽에 특화된 것이 아니다보니 금방 시들해졌습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휴대폰 MP3 PMP 등 컨버전스화 돼 있는 기기 중 전자책 기능을 당신은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깨알같은 글씨에 LCD 디스플레이는 장시간 보기에는 눈에 부담이 간다는 것도 한계였습니다. 배터리 수명과 발열도 문제였지요. 결국 단말기 제조사나 콘텐츠 업체나 둘 다 재미가 없는 시장이었습니다. 물론 사용자에게도 큰 매력을 주지 못했고요.
‘킨들’은 LCD를 버리고 e잉크를 선택했습니다. e잉크는 캡슐에 든 흑백 입자를 전기를 이용해 위 아래로 움직이게 해 화면을 표시하는 기술입니다. 전원을 차단해도 잉크 상태가 유지돼 디스플레이 내용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전원을 항상 사용할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자체적으로 디스플레이가 가능하니 백라이트도 필요가 없습니다. 발열 배터리 그리고 가독성까지. 그동안 전자책 단말기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기술적 문제 대부분을 해결한 것입니다.
(사실 e잉크 단말기 보급에 처음 나섰던 것은 소니입니다. 하지만 역시 소니스럽게도 기술로만 달리다가 망했습니다. 과실은 킨들이 따먹었습니다. 소니가 이런 식으로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친 제품은 한두가지가 아니지요. 최근 삼성전자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LED 백라이트 LCD TV 역시 소니가 첫 발을 내디뎠었던 제품입니다.)
또 ‘책’이라는 것에만 초점을 맞춰 기능을 최대한 단순화했습니다. ▲해상도 800*600의 6인치 흑백 디스플레이 ▲책을 읽기 위한 파일 리더 ▲오디오북 등을 듣기 위한 스테레오 재생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데이터 통신 ▲외장 메모리 슬롯 ▲내장 메모리 256MB 등이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가격은 399달러.
흑백에 동영상도 지원치 않는 399달러 모바일 기기라니. 하지만 사용자들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주저하던 단말기 제조사들이 앞다퉈 ‘킨들’을 모방한 기기를 내놓기 시작한 것도 아마존의 성공이 없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뒤이어 나온 ‘킨들2’와 ‘킨들DX’도 이같은 제품 컨셉은 동일합니다. 배터리 사용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지요. 첫 제품이 30시간 동작했던 것에 비해 이동통신 기능을 켠 상태로 4일간이나 쓸 수 있습니다. 통신기능을 사용치 않으면 무려 2주나 배터리가 지속됩니다. 자회사에서 OEM으로 제품을 생산해 단가도 낮아졌습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모델은 현재 259달러에 팔리고 있습니다. 제품은 더 얇고 가볍고 오래 쓰게 됐지만 가격은 내려간 것이지요. 그리고 지금은 전 세계의 사용자가 ‘킨들’을 구매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전자책 열풍’을 이끈 아마존의 성공사례를 살펴봤습니다. 아마존이 앞으로도 지금같은 성공을 이어갈지는 미지수입니다. 저작권 때문에 시끌시끌하지만 인터넷 업계의 강자 구글이 전자책 사업을 본격화 했습니다. 아마존과 함께 북미 오프라인 출판유통시장의 강자 반즈앤노블도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초기 시장을 주도했던 소니도 콘텐츠 마켓까지 만드는 등 절치부심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등 기존 모바일 단말기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업체들도 반격을 노립니다. 아마존의 독자적인 콘텐츠 포맷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 콘텐츠 업체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통신+콘텐츠+단말기’라는 에코시스템을 구축한 아마존을 누르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주가는 아마존의 미래가 당분간은 밝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 중 하나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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