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오픈소스는 아메리칸 아이돌”

심재석 기자
[IT 전문 블로그 미디어=딜라이트닷넷]

세계 1위의 리눅스 배포판 업체 레드햇의 짐 화이트허스트 사장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강점을 설명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비유는 ‘아메리칸 아이돌’이랍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와 아메리칸 아이돌 어떤 관계일까요?

지금까지 가수들은 제한된 인재 풀에서 제한된 심사위원이 선발해 왔습니다. 하지만 아메리칸 아이돌은 시청자들이 직접 가수 지망생으로 참여하고, 시청자들이 평가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하죠.

짐 화이트허스트 사장은 이런 참여 시스템을 통해 탄생한 가수는 제한된 평가를 받은 일반 가수보다 훨씬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오픈소스의 강점도 '참여'에 있다고 말합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특정 기업의 개발팀에서 만드는 것이 아니지요.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통해 원하는 누구나 오픈소스 개발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한 두 사람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다수의 아이디어를 조합해 만든 것입니다.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는 대부분 ‘페도라’라는 커뮤니티에서 만들어집니다.레드햇은 페도라에서 만든 리눅스 배포판을 통해 ‘서브스크립션’이라는 지원 서비스 상품을 판매하는 것입니다.물론 페도라는 레드햇의 지원을 받습니다.

레드햇뿐만이 아닙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웹서버 ‘아파치’는 아파치 재단에서 만들어지고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나 썬더버드 메일 클라이언트는 모질라 재단에서 만들어집니다.

커뮤니티를 통한 개발자들의 자발적 ‘참여’가 오픈소스를 만드는 힘인 것입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웹2.0이라는 흐름과 잘 어울리는 이유도 이것입니다. 위키피디아가 빠른 시간 안에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힘도 바로 사용자들의 참여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것입니다.

웹2.0의 화두는 ‘참여’’공유’’개방’이라죠. 오픈소스만큼 이를 그대로 반영한 것도 드물 것입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이런 흐름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국내에도 알려진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있지만, 잘 알려진 오픈소스 커뮤니티는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몇몇 커뮤니티가 있지만 함께 SW 개발에 참여하는 이용자보다는 질의응답, 사용 팁 등을 얻기 위해 방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픈소스 개발자 커뮤니티라기 보다는 사용자 커뮤니티의성격이 강한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의 오픈소스들은 아직 ‘아메리칸 아이돌’이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 다음, 삼성SDS 등 기업들이 내부적으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소스를 공개한 것이 오픈소스의 대세입니다.

아메리칸 아이돌이 아닌 기획사의 철저한 기획 하에 만들어진 ‘걸그룹’이라고나 할까요.


최근에 국내에서 ‘슈퍼스타 K’라는 아메리칸 아이돌과 비슷한 유형의 프로그램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제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에도 ‘슈퍼스타 K’가 등장할 차례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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