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HTML5에 대한 자신감 넘치는 어도비

심재석 기자
[IT 전문 블로그 미디어=딜라이트닷넷]

일반적으로 어도비시스템즈의 플래시 등의 웹브라우저 플러그인 기술을 HTML5와 경쟁관계로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혹자는 HTML5가 대중화되면 플러그인 기술은 시장에서 사라질 것으로 보는 이도 있습니다.

또 웹 표준을 강조하시는 분들은 앞으로 플래시 등 특정 회사의 기술은 배척하고 HTML5 같은 표준기술(아직 HTML5가 표준은 아닙니다만…)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오페라소프트웨어의 한 직원은 “플러그인은 악(惡)”이라고 말하기까지 하더군요.

실제로 HTLM5을 도입하면 동영상 등의 부분에서 플래시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플래시를 사용하기 않아도 고품질을 동영상을 보여줄 수 있다면 굳이 플러그인 기술을 쓸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이에 대한 의견을 어도비 고위 임원에게 들을 기회가 생겼습니다. 24일 크리에이티브스위트5(CS5) 신제품 한국 출시를 위해 어도비 아시아태평양지역 주요 임원들이 대거 방한한 것입니다.

한국어도비가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는 역시나 HTML5와 플래시의 관계에 대한 질문이 나왔습니다. 사실은 이런 질문에 다소 의례적인 답변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외국계 기업의 고위 임원들은 언론의 질문에 대답하는 교육을 따로 받기 때문에 기자들이 좋아할 만한 대답을 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어도비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의 줄리안 퀸 부사장의 대답은 듣기에 따라서는 다소 “세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물론 “HTML5를 존중한다”거나 “고객의 선택에 따른다”는 등의 형식적 답변도 있었지만, 플래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묻어났습니다.

그는 “플래시는 이미 성숙한 기술이지만 HTML5는 아직 성숙하지 못한 기술”이라고 일갈했습니다. 또 “HTML5가 앞으로 성숙해 나갈지라도 플래시가 그 시간 동안 발전해 나갈 것이기 때문에 플래시가 앞서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HTML5의 기술적 문제도 몇 가지 지적했습니다. 그는 “플래시는 한번의 작업으로 어떤 브라우져나 운영체제에서도 거의 똑같이 보인다”면서 “HTML5는 각 운영체제와 브라우저에 맞게 별도로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고, 콘텐츠 보안 문제도 플래시가 훨씬 앞서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어도비는 이 같은 자신감 때문인지 HTML5를 두려워하기 보다는 대대적으로 지원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이날 출시된 CS5에 포함된 웹페이지 저작툴인 드림위버 신제품에는 HTML5를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기능이 포함돼 있습니다. HTML5 태그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코드 힌트 기능이 들어있고, HTML5를 통한 애니메이션 광고도 쉽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얼핏 생각하면 드림위버가 HTML5를 지원하는 것은 플래시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큰 전략입니다.

하지만 어도비는 HTML5를 두려워하지 않고 있습니다. ‘HTML5가 확산돼 봐야 결국 고품질 콘텐츠는 플래시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과연 어도비의 이 같은 생각은 자신감일까요? 오만일까요? 구글, 애플 등이 HTML5에 전면적 지원에 나섰으니, 아마 2~3년 후면 결론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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