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010년 상반기 IT결산/ 총론]스마트폰 광풍... 올 상반기 국내 IT산업 전방위 강

박기록 기자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아무리 생각해도 스마트폰 밖에 떠오르는 것이 없다.”

 

올해 상반기 우리 나라 IT산업을 특징지을 수 있는 키워드는 역시 스마트폰이다. 단순히 IT산업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스마트폰' 광풍이 본격적으로 발원한 시기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아이폰 쇼크'로 인해 새해 벽두부터 국내 통신및 휴대폰 시장 구조가 단번에 스마트폰 경쟁 구도로 돌변했다.


이와함께 스마트폰에 기반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활성화, 기업들의 모바일 오피스 확산, 금융권의 스마트폰 뱅킹 상용화 등 기존보다 한단계 이상 업그레이드된 디지털시대로의 진입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같은 '스마트폰 발(發)' 변화는 올해 하반기뿐만 아니라 향후 2~3년간 국내외 IT시장을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올해 상반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전격적인 경영 복귀 선언은 우리 나라 IT산업이 이젠 시급하게 '차세대 먹거리'를 준비해야하는 상황을 상징적으로 나타냈다.


주요 IT기업들이 올해 1,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잔치를 벌였지만 우리 나라 IT산업에 드리워진 불안감은 감출 수 없었다.

 

<디지털데일리>는 어느해 보다 역동적이었던 올해 상반기 우리 나라 IT산업을 각 분야별로 정리했다.<편집자>

 

◆방송 통신 = 올해 상반기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스마트폰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됐고 LG통신 3사가 합병한 통합LG텔레콤이 정식 출범하면서 통신 3그룹 체제간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방송시장에서는 종합편성과 관련한 갈등이 이어졌고 SBS의 동계올림픽, 월드컵 등의 독점중계 논란이 이어졌다. 재송신 대가를 둘러싼 지상파와 케이블TV간의 설전도 계속됐으며 이같은 논란과 갈등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


아이폰은 단순히 높은 판매량만 기록한 것이 아니라 국내 이동통신, 휴대폰 경쟁지형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글로벌 시장에서 동일하게 적용되는 요금제와 결합한 저렴한 판매가격은 고가의 국산 스마트폰 가격 인하를 유발했고 통신사들의 무선랜 투자 확대도 이끌어냈다. 아이폰은 또한 무엇보다 하드웨어에 집중된 국내 산업을 소프트웨어, 생태계 중심으로 변화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편 3월에는 SK텔레콤이 1초당 과금제를 도입하며 이동통신 요금 인하경쟁에 불을 지폈다. 버티던 KT와 LG텔레콤도 결국은 초당과금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고 다양한 융합상품의 출시로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 낮아졌다.
 
4월에는 KT와 LG텔레콤이 방통위의 주파수 재배치로 꿈에도 그리던 800Mhz, 900Mhz 등 저대역 황금주파수를 확보하게 됐다.
5월에는 방통위가 통신사의 마케팅 비용을 규제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 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휴대전화, 디바이스 = 올해 상반기 국내 대폰 업계의 시장 구도는 역시 스마트폰에서 결정됐다.  스마트폰은 기존 고가 프리미엄폰 시장을 우선 대체하고 있다.


세계 2위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 대한 본격 대응은 늦었지만 국내외에서 윈도모바일 ‘옴니아’ 시리즈의 선전과 안드로이드폰 ‘갤럭시’ 시리즈 등으로 방어에는 성공했다.

 

팬택은 LG전자보다도 빠른 제품 개발 능력을 보여주며 국내 안드로이드폰 시장 2위에 올라섰다. LG전자는 당초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을 잡고 윈도모바일 스마트폰에 집중하려 했지만 시장은 안드로이드폰 위주로 재편됐다.

 

인텔과 준비했던 아톰 프로세서 기반 무어스타운 플랫폼 스마트폰도 출시를 포기했다. 올해 들어 국내 시장에 ‘안드로원’과 ‘옵티머스Q’, 세계 시장에 중저가 안드로이드폰을 선보였지만 경쟁사에 비해 뒤떨어진 운영체제(OS) 버전 등으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반면 애플·림은 ‘견고한 성장세’를 지켰다. 애플의 ‘아이폰’은 국내 휴대폰 시장은 물론 해외 휴대폰 시장까지 하드웨어와 애플리케이션, 그리고 오픈 마켓 이라는 ‘스마트폰 생태계’를 경쟁의 필수 요소로 만들었다.

 

세계 휴대폰 1위 노키아는 끊없는 부진에 빠졌다. 중저가 위주의 판매 정책은 막다른 길에 몰렸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주력인 심비안 OS의 경쟁력이 떨어져 큰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중국 업체의 약진도 무섭다.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ZTE와 화웨이 등이 무서운 기세로 국내 업체를 추격하고 있다.

 

◆IT서비스 = 대형 M&A가 눈에 띤다. 삼성SDS와 삼성네트워크의 합병법인이 공식 출범했고 포스데이타와 포스콘이 합병한 포스코ICT도 출범했다. 또한 동양시스템즈도 KTFDS와 합병을 공식적으로 완료했으며 삼성SDS는 티맥스소프트의 자회사인 티맥스코어를 인수하는 등 인수합병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IT서비스시장은 '융합'을 키워드로 시장이 재편되기 시작했다. IT서비스 업체들도 정보통신기술(ICT)를 화두로 이를 비즈니스 영역에 포함시키기 위한 행보에 나선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 개척도 올해 주요한 화두로 자리매김했다. 그동안 산발적, 소규모로 이뤄지던 글로벌 시장 개척이 업체들의 전담 조직 활성화와 해외 시장 개척 노력을 통해 대규모 사업을 지속 발굴하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소프트웨어 = 스마트폰 열풍이 불면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그러나 모든 관심이 모바일에 쏠리면서 기존 SW업체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줄어들었다. 오히려 제조업체들이 SW 개발인력을 대거 확충하면서 중소SW업체들은 핵심인력이 유출될 위험에 빠졌다.

 

국내 대표 SW기업들은 쉽지 않은 상반기를 보내야 했다. 경영악화로 직원들 월급조차 제대로 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고, 갑자기 경영진이 교체돼 조직이 혼란에 빠지거나 경영진의 불∙탈법 행위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반면 지난 수년간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려온 글로벌 SW업체들은 ‘모바일’과 ‘클라우드’라는 새로운 시장을 맞아 역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제위기로 지난 해 다소 움츠렸던 이들은 ‘비용절감’을 화두로 경제위기를 오히려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지난 2월 4일 ‘소프트웨어(SW) 강국 도약 전략’을 발표하고 임베디드 SW, R&D, 인력양성 등 전략적 분야에 집중해 2013년까지 수출은 150억달러, 고용은 30만 명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SW에 대한 중요성은 정부뿐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 등 기존 제조업체들도 공감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모바일 단말기의 하드웨어 성능 및 디자인 경쟁이 아닌 소프트웨어 생태계 경쟁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삼성SDS가 최근 티맥스코어를 인수함에 따라 OS 커널 전문인력을 공급받게 됐으며, 현재 600명 수준의 MSC 개발인력을 올 연말까지 두 배 수준으로 늘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IT = 올 상반기 금융 IT시장은 차세대시스템 착수가 대부분 마무리되면서 대규모 사업은 거의 실종된 상태다. 다만 2금융권의 차세대시스템 구축 작업이 속도를 내며 차세대시스템 구축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올 상반기 스마트폰 보급에 따른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의 경쟁적 출시열풍이 이어지면서 금융권이 발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기업은행을 비롯한 모든 시중은행이 아이폰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오픈하면서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 경쟁이 본격적으로 불붙었다.

 

이어서 증권사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한 주식거래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이같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전자거래 서비스가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스마트폰 열풍은 결국 금융권의 모바일 오피스 구축에까지 이어졌다.

 

또한 KT와 SK텔레콤 등 통신업계와 금융권의 연합도 본격화되면서 새로운 환경에서의 비즈니스 모색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IT인프라에 대한 고민도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게임 = 게임업계는 M&A(인수합병)가 올해 상반기 핫이슈였다. 넥슨이 개발사 2곳을 영입해 게임업체 최초 매출 1조원 달성을 목전에 뒀다. 이외에 주요 게임 업체들에 각기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됐던 장르의 게임이 더해지면서, 대형 게임업체들은 보다 완전한 종합상사의 모습을 띠게 됐다.

 

또한 올 상반기는 스타크래프트 지적재산권 논란과 승부조작 프로게이머 파동으로 e스포츠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 블리자드가 자사 게임의 e스포츠 및 방송권한을 곰TV 그래텍에 일임하면서, 한국e스포츠협회와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지난 4월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의 게임카테고리에 국내 이용자 접근이 차단된 것도 업계에 큰 화제가 됐다. 현행법상 불법인 심의를 받지 않은 스마트폰용 게임물이 글로벌 오픈마켓 플랫폼을 타고 국내에 자유로이 유통이 됐기 때문이다. 

 

한편 올 상반기는 업체들의 웹게임 진출이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해상전략, 기업경영, 부동산경영 등 다양한 장르의 웹게임이 공개됐거나 조만간 론칭을 기다리고 있다.

 

◆보안 = 스마트폰 이용자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보안위협 우려가 커졌다. 지난 4월에는 스마트폰 악성코드가 국내 첫 등장하기도 했다. 안철수연구소, 하우리, 지란지교소프트, 펜타시큐리티, NSHC 등 보안업체들은 스마트폰 백신 등 보안 제품을 잇달아 개발·출시하는데 주력해 왔다.

 

정부도 연초에 ‘스마트폰 정보보호 민·관 합동대응반’ 등을 구성해 스마트폰 보안위협에 공동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이와함께 스마트폰 뱅킹 등 스마트폰 전자금융거래 서비스가 올해부터 본격화되면서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화 논란이 빚어졌고, 결국 정부는 올 하반기부터 금융기관 등 전자거래서비스업체들이 인증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한편 그동안 국회에 계류돼 있던 개인정보보호법이 올해도 결국 국회 통과가 무산되면서 올해부터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던 개인정보유출 방지 시장은 오히려 주춤했다.

 

DDoS 관련 정부·공공 보안 사업은 활발했다. 1분기에는 작년처럼 정부·공공 사업 조기발주가 이뤄지지 않아 대체로 조용한 분위기였지만, 2분기 들면서 작년 7.7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을 계기로 계획된 각종 보안 사업이 잇달아 발주되면서 보안업계도 더욱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편집국 종합>

박기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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