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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호 진용 구축 마무리…대대적 인적쇄신 없었다

한주엽 기자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구본준 LG전자호의 진용 구축이 17일 발표된 정기 임원 인사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TV와 휴대폰 사업부장이 교체됐다는 점과 남용 부회장이 발탁했던 외국인 최고책임자들이 모두 퇴임했다는 점을 제외하면 창립 이래 최대 위기 상황에서도 주요 사업부서 경영진의 대대적 인적쇄신은 없었다는 평가다.

이는 인화(人和)를 중시하는 LG의 사내 분위기가 구본준 부회장의 새로운 진용 구축 작업에도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구 부회장은 지난 10월 1일 취임 첫 날 주력 부문인 휴대폰, TV 사업부문 수장을 전격 교체했지만 각각 최고기술책임자(안승권 사장)와 전사 마케팅을 총괄하는 글로벌마케팅 담당(강신익 사장)으로 배치, 2선 후퇴가 아닌 새로운 중책을 맡겼다. 이는
향후 LG전자가 어떤 식으로 책임경영을 강화해나갈 지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가전 부문을 이끄는 이영하 사장을 비롯해 에어컨 사업부장도 그대로 유임됐다. 에어컨 사업본부를 이끄는 노환용 부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LG전자의 이번 정기 임원인사에서 승진자는 사장 승진 1명, 전무 승진 9명, 상무 신규선임 29명 등 총 39명이다. 소폭이지만, 이는 지난해 승진 인사 38명(전무 7명, 상무 31명 총 38명)보다 많은 것이다.


올해 승진자 대부분이 LG전자에서 잔뼈가 굵은 ‘순혈’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노환용 신임 사장의 경우 1980년 LG전자에 입사해 에어컨 공조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전무 승진자도 코카콜라 출신인 한승헌 스페인 법인장을 제외하면 9명 가운데 8명이 LG전자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정통 LG전자맨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외부에서 영입된 인물에게 후한 대접을 했던 남용 부회장의 LG전자 시절과는 상이한 인사로 평가된다. 순혈 인력을 전진배치하며 침체된 조직 내 분위기를 일신하겠다는 것이 구 부회장의 의중인 것으로 해석된다. 생산·영업·R&D·마케팅 등 지원 부서가 아닌 현장 인사를 중심으로 중용이 이뤄졌다는 것도 특징이다. 이 역시 구 부회장이 현장 중심 경영을 강조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들에 대한 발탁이 이루어졌다는 해석이다.

구본준 LG전자호의 진용 갖추기에서 대대적 인적쇄신은 없었지만 앞서 진행된 조직개편을 비교적 큰 폭으로 이뤄졌다는 평가다. BS(비즈니스 솔루션) 사업본부가 폐지되는 등 사업부간 통폐합이 이뤄졌고 각 사업본부가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역대표(구 지역본부)의 권한을 대폭 축소됐다.

또한 제품 품질 혁신과 같은 경영혁신부문과 공급망관리(SCM) 등 글로벌마케팅부문은 구본준 부회장이 직접 챙기게 됐다. 품질과 혁신, SCM 등을 개선해 조직의 전반적 경쟁력을 높이고 각 사업부는 신속하게 의사를 결정할 수 있게 해 실적 부진을 개선하겠다는 것이 구 부회장이 그린 LG전자 살리기의 그림인 것이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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