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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코덱으로 애플 견제하나

이민형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민형기자] 구글이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비디오코덱인 H.264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구글은 공식 크롬 블로그를 통해 앞으로 출시되는 크롬 브라우저에 H.264코덱을 탑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의 마이크 자자예리(Mike Jazayeri) 프로덕트매니저(PM)는 “오픈소스 원칙에 기반한 기술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발표한 웹M(WebM)과 테오라(Theora)가 바로 구글이 말하는 ‘오픈 라이선스’ 코덱이다.

◆구글, 왜 H.264를 버리는가?=구글이 웹M을 출시하고 H.264를 버린 가장 큰 이유로 애플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미국 애플사 전문매체인 애플인사이더의 다니엘 엘란 딜거(Daniel Eran Dilger)는 “구글은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으나, 사실은 웹M 코덱을 쓰라는 무언의 압박이다”고 전했다.

이러한 구글의 행보는 지난해 발표한 웹M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H.264를 주력으로 사용하는 애플과 표준 웹비디오 코덱 전쟁의 전초전으로 볼 수 있다. 애플은 아이팟, 아이패드, 아이폰 등 자신들의 모든 모바일 디바이스에 H.264를 넣어 지원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향후 비디오 콘텐츠들이 웹M으로 제작돼 H.264의 점유율이 낮아진다면 이는 애플의 영향력 하락과도 연결될 수 있다.

구글이 H.264코덱을 플러그인으로 제공할지의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플래시는 되고, H.264는 안돼?”…구글의 이중성에도 논란=구글의 H.264지원 종료로 인해 국내·외 네티즌들은 구글에게 반감을 드러냈다.

한 네티즌은 “H.264가 오픈소스가 아니라서 지원을 종료한다고 했는데, 그렇게 치면 플래시도 배제해야되는 것 아니냐? 플래시는 오픈소스도 아닌 RIA일 뿐인데 왜 크롬 브라우저에 기본 탑재를 시켰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구글은 지난해 6월 어도비 플래시를 크롬 브라우저에 기본 탑재시켰다. ‘오픈’을 지향한다면서 H.264는 배제하고, 플래시를 허용한 것은 모순된다는 주장이다.

아직까지 웹M이 불완전한 기술이라는 지적도 있다. 비디오 코덱 전문가들은 웹M이 사용하는 VP8 기술이 H.264의 압축기술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다는 평을 내리고 있다. 더군다나 웹M용 인코딩, 디코딩 툴도 현재 나와있지 않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구글의 이번 조치로 크롬 브라우저의 점유율도 다소 변동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H.264를 지원하는 브라우저는 애플 사파리뿐이다.

<이민형 기자>kik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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