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게임시장…차세대 게임은 클라우드로?
소니의 비디오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2(PS2)’가 전 세계 1억5000만대 판매량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PS2’가 2000년 3월에 출시됐으니 10년 만에 이 같은 성과를 올린 것이죠.
‘PS2’에는 DVD플레이어, ‘PS3’은 블루레이(Blu-ray)플레이어 기능이 들어있습니다. 경쟁사 마이크로소프트(MS)의 ‘X박스360’에도 DVD플레이어 기능이 적용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비디오게임기는 단순 게임기에서 벗어나 홈 엔터테인먼트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가전의 일부로 받아들여진 것이죠.
지난해 비디오게임 시장은 동작인식 기능으로 재차 혁신을 시도했습니다. 올해는 닌텐도3DS 등 3D기능을 전면에 앞세운 비디오게임기가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모바일게임은 스마트폰이라는 혁신을 만났습니다. 스마트폰이 우리의 생활상을 바꾼 것만큼 게임에 미치는 영향력도 대단했습니다. 태블릿PC도 모바일업체에게 꿈의 무대가 되고 있습니다. 올해 주요 모바일게임 업체들은 스마트폰 게임을 앞 다퉈 출시합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일반폰 게임이 우선순위였지만 올해는 차순위가 된 것이죠.
그렇다면 온라인게임은 어떨까요. 여타 게임의 혁신을 보면 주로 하드웨어 변화가 큰 보탬이 됐습니다. 온라인게임에서는 아직까지 이러한 변화가 미미하네요.
국내는 초고속통신망 덕에 온라인 게임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지만 이것을 혁신이라 칭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때문에 지금까지 온라인게임의 역사는 콘텐츠 내부의 변화가 이끌었다고 봐야 합니다.
온라인게임 발전에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게임을 꼽자면, 넥슨의 ‘비앤비’나 ‘카트라이더’가 해당되겠습니다. 이른바 대박을 치면서 캐주얼게임 붐을 이끌었죠.
스포츠게임은 JCE의 ‘프리스타일’과 애니파크의 ‘마구마구’가 가능성을 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총싸움(FPS)게임은 드래곤플라이의 ‘카르마온라인’이 크게 흥행하고 ‘서든어택’과 스페셜포스‘가 뒤를 따르면서 시장이 형성됐습니다. 티쓰리엔터테인먼트의 ‘오디션’이 리듬댄스 장르시장을 개척한 것도 시장 발전에 크게 보탬이 됐습니다.
온라인게임의 대표 장르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의 본격 성장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가 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리니지 덕에 MMORPG에 공성전과 경제시스템 등 기본적인 시스템이 구축됐습니다.
그 와중에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MMORPG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됩니다.
게임 시나리오의 중요성을 일깨운 것이죠.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퀘스트(임무)를 해결하는 동선이 이용자에게 실제 모험하는 느낌을 선사했습니다. 그전까지 MMORPG는 퀘스트(임무)를 받고 몬스터 몇 마리 잡고 하는 단순반복의 사냥이 줄을 이었습니다.
올 초 지대한 관심 속에 ‘테라’가 론칭했으나 차세대라 부르기에는 모자라 보입니다. 지금껏 봐왔던 MMORPG와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지요. 다만 그래픽품질 면에선 이전 게임과 비교해 크게 발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올해 나올 ‘블레이드앤소울’이나 ‘아키에이지’는 콘텐츠 면에서 새로운 시도가 많이 적용됐습니다. ‘테라’와는 다른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지 기대되네요.
향후 온라인게임에는 최근 IT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클라우드 기술이 도입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클라우드가 비디오게임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큽니다.
간단히 말해 클라우드 기술은 소형 PC를 연결해 메인프레임 컴퓨터를 대신하는 개념입니다. IT업체 입장에서는 최저 비용으로 최고의 업무 효율을 노릴 수 있는 것이죠.
클라우드 기술이 온라인게임에 적용된다면 고사양 PC 없이도 초고속통신망을 통해 ‘테라’와 같은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됩니다. 게임은 서버에서 돌리고 동영상을 스트리밍으로 전송해주는 것이죠. 통신망의 대역폭만 충분하다면 넷북으로도 고사양 RPG를 즐길 수 있게 됩니다.
또 클라우드가 적용되면 비디오게임기도 필요 없습니다. TV를 통해 패키지게임을 구매하고 바로 게임을 즐기면 되니까요. 게임패드와 여타 주변 기기만 있으면 됩니다.
미국 온라인게임사 온라이브(OnLive)가 이러한 클라우드 기술을 적용하고 있지만, 아직은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일단 서비스가 PC패키지 게임에 머물고 있습니다. 게임의 수도 많지 않고요. 실제로 고사양 PC를 요구하는 게임도 얼마 없네요. 캐주얼한 게임이 주류입니다. 이용자가 보는 실제 게임 영상의 품질이 떨어진다는 평도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사업모델이 PC패키지 판매사이트 스팀(Steam)과 겹치는 것이 문제입니다. 수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스팀에 막 서비스를 시작한 온라이브가 대적하기는 무리입니다. 기술의 진보는 이뤄냈지만 비즈니스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의 문제가 남았네요.
[이대호기자 블로그=게임 그리고 소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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