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빌‧컴투스, 해외서 더 인기…그래서 더 아쉽다
국내 모바일게임사인 게임빌과 컴투스가 해외 유명 게임웹진 포켓게이머가 선정한 2011년 TOP 50 개발사에 올랐습니다.
전 세계 유명 모바일게임사를 대상으로 순위를 매긴 것이기 때문에, 설사 50위에 턱걸이하더라도 그 의미는 크다고 판단됩니다.
영국의 포켓게이머(www.pocketgamer.biz)는 IGN과 함께 게임업계에서 공신력을 인정받고 웹진입니다. 이번 2011년 TOP 50 개발사는 순위는 작년 한 해 각 업체의 출시 라인업과 인기작, 비즈니스 모델 혁신, 그리고 매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포켓게이머는 밝혔습니다.
이번에 게임빌이 12위, 컴투스가 14위에 올랐네요. 게임빌의 순위상승이 돋보입니다. 전년대비 게임빌은 7계단 순위가 상승했는데, 포켓게이머는 게임빌의 지난해 매출 상승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새로운 장르인 리듬액션 게임을 내놓은 것도 점수를 얻었네요. 컴투스는 전년대비 1계단 떨어져 순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TOP 50에는 지난해 없던 새로운 업체가 많이 눈에 띕니다. 10위권 내에서만 4개 업체가 새로운 얼굴입니다.
특히 혜성처럼 나타나 2위에 오른 업체가 있습니다. ‘앵그리버드’로 유명한 로비오입니다. 게임 하나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회사죠. 이에 포켓게이머도 후하게 점수를 매겼네요. 1위는 전통의 강자 게임로프트가 차지했습니다.
이 밖에 새로운 얼굴로 4위에 체어엔터테인먼트가 보입니다. 언리얼엔진으로 유명한 에픽게임스의 자회사죠. iOS용 언리얼엔진으로 만든 ‘인피니트블레이드’로 단숨에 4위까지 치고 올라왔습니다. ‘인피니트블레이드’의 그래픽품질이 모바일게임의 기준을 끌어올렸다고 평가받았네요.
7위의 하프브릭도 새 얼굴입니다. 이 회사는 이미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PSP)와 닌텐도DS 등 휴대용게임기 시장에서 지난 10년간 명성을 이어왔기에 이번 7위 진입은 그다지 놀라운(?) 기록은 아니네요.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새롭게 8위에 진입한 일본의 캡콤모바일입니다. 11위 남코반다이나 19위 스퀘어에닉스도 모두 첫 진입입니다.
작년부터 전통이 있는 일본의 게임회사들이 모바일에서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비록 애플 앱스토어 시장 참여는 늦었지만, 올해 이들 업체의 시장공략은 매서울 것으로 보입니다.
11위부터 20위는 6개 업체가 처음으로 순위권에 진입했습니다. 말 그대로 지금 모바일게임 시장은 대격변이 일어나는 중입니다.
게임빌 김용훈 팀장은 “게임로프트가 시장에서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나 EA모바일이 치고 올라오고 징가도 모바일시장에서 갑자기 커졌다”며 “지금 모바일게임 시장은 절대강자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컴투스 측도 “현재 캡콥 등 콘솔 게임업체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이처럼 해외 모바일게임 시장은 점차 달아오르고 있는 반면, 국내는 차분(?)한 분위기입니다.
글로벌 오픈마켓의 게임 카테고리가 차단됐기 때문입니다. 눈앞의 국내 시장을 두고도 모른 척 해야 하는 두 업체는 이미 속병이 났을 것이라 짐작됩니다.
이 같은 상황은 국내 중소 개발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원 7명의 개발사 블루윈드(www.abluewind.com)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이 업체는 최근 ‘괴도 루팡(Thief Lupin)’으로 미국 포함 15개국에서 무료 애플리케이션 부문 1위를 기록했습니다.
국내 선두권 업체인 게임빌이나 컴투스도 대단한 성적을 거뒀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무료라고 해도 직원 7명의 소규모 업체가 1위를 기록한 것은 실로 놀라운 일입니다.
이 회사 홍두선 대표는 “2년간 회사를 운영하면서 20여개 게임을 출시했다”며 “국내도 다수의 게임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으나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 미국에 더욱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바뀐 애플의 정책상 애플리케이션 당 하나의 카테고리에만 출시가 인정됩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에 게임을 올리면 정작 해외 게임 카테고리에 출시를 못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죠. 이 때문에 국내 시장에는 간단한 게임만 출시할 계획입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합니다.
국내 모바일 개발사들이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해외로 뻗어나가야 하는데, 게임 카테고리가 차단돼 있으니 국내는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여기에 셧다운제까지 모바일게임 개발사의 목을 조르고 있으니 지금 업체들은 죽을 맛이죠.
해외에서 분전하고 있는 업체들을 보면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은 심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국내 개발사가 해외에서 선방하고 게임이 인기를 끌수록, 아쉬움이 더할 수밖에 없겠죠.
[이대호 기자블로그=게임 그리고 소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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