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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임직원에 ‘읍소’…“아이폰·갤럭시, 쓰레기통에”

윤상호 기자

[IT 전문 블로그 미디어=딜라이트닷넷]

LG전자에 재미있는 포스터가 붙었습니다. 국내 제품 판매를 담당하는 한국마케팅본부가 내걸은 방입니다.


‘타사 핸드폰을 사용하시는 임직원 여러분’에게 보내는 내용입니다.

스마트폰에 있어서 출발이 늦었습니다.
어느덧 아이폰, 갤럭시 등 타사제품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관대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LG제품을 사랑하지 않는데,
고객들은 과연 우리의 제품을
신뢰할 수 있을까요?

타사 핸드폰을 사용하시는 임직원 여러분!
우리부터 LG제품을 사용하여 더 좋은 제품이
개발되고, 더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도록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은 현재 일생일대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문제입니다. 스마트폰보다는 ‘스마트한 폰이 스마트폰’이라는 방향을 잡았던 것이 잘못됐습니다. 작년 휴대폰 사업 수장이었던 안승권 사장은 물론 전체 회사를 책임져 온 남용 부회장까지 사퇴했습니다. 휴대폰 사업은 작년 2분기부터 적자입니다. 올해도 상황은 녹록치 않습니다.

세계 3위라는 판매량이 무색하게 국내에서의 고전은 여전합니다. 애플이 성장한 만큼 LG전자 점유율이 떨어졌습니다. 점유율 20%대를 위협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스마트폰에서는 팬택에까지 밀렸습니다. 팬택이 LG전자 정도 자금력만 있었다면 애플과 2위 자리를 놓고 재미있는 승부를 벌였을 테지요. 이만큼 현재 LG전자의 상태를 보여주는 사례도 없습니다.

A라는 회사에 다니는 직원은 무조건 A사 제품을 사야만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내가 월급을 받는 회사인데 그래도 A사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도리에는 맞을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내가 사고 싶은 제품이 아닌데 남에게 파는 것도 말이 되지 않지요. 한때 삼성전자 직원은 ‘아이폰’을 쓸 수 있네 없네 가지고 말이 많았죠. 아무튼 월급쟁이가 회사 정책에 반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아무리 권고사항이라도요.

그럼에도 불구 오죽했으면 이런 포스터가 걸릴 정도였을까요. 특히 휴대폰은 계속 눈에 띄는 물건이라 타사 제품을 구입한다는 것이 마음이 편치 않았을텐데 말입니다.

쓰레기통에 들어있는 아이폰과 ‘갤럭시S’가 인상적입니다. 포스터 속에서가 아니라 LG전자가 실제로 스마트폰에서 이들을 앞설 수 있을까요? ‘읍소’가 아닌 정말 자발적으로 사고 싶어서 사는 LG전자 스마트폰은 언제 나올까요.

[윤상호기자 블로그=Digital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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