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

태양은 다시 뜰 수 있을까…오라클, 서버시장 확대 총력전

백지영 기자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오라클의 썬마이크로시스템즈 합병 이후, 국내 하드웨어 사업부를 총괄해왔던 천부영 부사장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예전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에서 대표를 맡아온 인물.

 

17일 한국오라클 시스템 사업부 총괄 천부영 부사장<사진>은 자사의 하드웨어 사업 전략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애플 아이폰이 전세계에 가져온 혁신처럼, 오라클도 IT업계의 진화를 위해 고객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솔루션을 공급하겠다”며  “경쟁사들과의 경쟁에서 뛰어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4월, 전세계 소프트웨어 강자 오라클은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인수를 발표했으나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 오라클의 썬의 오픈소스 DBMS인 마이SQL까지 흡수할 경우 관련 시장에서의 독점이 우려된다고 판단, 인수 승인에 반대하면서 합병이 지연돼 왔다.

 

그러는 사이 HP와 IBM 등 서버 시장에서의 경쟁사들은 기존 썬 고객을 대상으로 강력한 윈백 전략을 펼쳐왔고 실제로 많은 성과가 있었다.

 

이에 따라 국내 유닉스 서버 시장의 경우 한국썬이 확보했던 시장 점유율은 10% 미만까지 떨어진 반면 한국HP와 한국IBM을 합친 점유율은 90%대까지 올랐다.

 

x86 서버 시장 역시 한국HP와 한국IBM, 델코리아 3사가 대부분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사실상 국내 하드웨어 시장에서 썬 장비는 자취를 감춰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부터 상황이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다. 오라클이 내세우고 있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 전략 및 이를 통한 신제품군이 실제 고객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천부영 부사장은 이날 “오라클과 썬의 국내 지사가 지난 1월 3일부터 법적으로 합병이 완료되면서, 본격적인 ‘오라클 온 오라클(Oracle on Oracle)’ 전략이 실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오라클 온 오라클’이란 서버와 스토리지부터 운영체제(OS), 데이터베이스, 미들웨어, 애플리케이션 등 시스템의 각 단계를 모두 오라클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제품으로 구성하는 것이다.

 

즉 과거 미션 크리티컬(Mission-Critical) 시스템에서는 HP의 유닉스 서버인 슈퍼돔 위에 오라클의 데이터베이스, 미들웨어 등 소프트웨어가 최고의 조합이라고 여겨졌지만, 이제는 오라클 소프트웨어에 최적화된 기존 썬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DB머신인 오라클 엑사데이터와 웹/WAS 통합제품인 엑사로직이 바로 이러한 전략의 결과물이다.

 

천 부사장은 “실제 엑사데이터 고객 중에 전국에 800개 매장을 관리하는 고객이 있는데, 기존에는 이 800개 매장의 재고 관리를 할 때 이틀이 걸리던 것이 엑사데이터 도입 이후 30분 만에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처럼 비즈니스 혁신이 가능하게 해주는 제품을 통해 고객들에게 오라클만의 가치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이러한 통합 제품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하드웨어 시장에서 역시 스팍 서버(유닉스)와 솔라리스 제품의 로드맵에 따른 투자를 통해 그동안 빼앗겼던 고객을 되찾아온다는 전략이다. 올해에는 기존 제품에 비해 성능을 높인 T4 및 M4 기반 서버가 출시될 예정이다.

 

한편 오라클 측은 예전에는 둘도 없는 조력자였지만 이제는 경쟁자가 돼 버린 HP, 그리고 IBM과의 성능 비교 자료도 제시했다.

 

한국오라클 서버 제품 담당 정병선 부장은 “최근 데이터베이스(DB)에서의 TPMC 성능 벤치마크에서 오라클 스팍 서버는 HP와 IBM에 비해 각각 7배, 3배 빠른 3000만 tpmC를 기록했으며, 총소유비용(TCO) 역시 HP보다는 65배 적게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밖에도 하나의 컴퓨팅 파워에서 배치성 작업을 했을때 속도를 비교할 수 있는 TPC-H에서도 우위를 점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벤치마크테스트(BMT)와 기술검증(PoC) 등을 통해 고객이 직접 성능을 체험할 수 있도록 공격적으로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며 “기존에 많은 고객들이 오라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고 하드웨어와 가상화 소프트웨어 등 모든 시스템 구성 요소를 다 갖고 있기 때문에 다른 업체에 비해 마이그레이션이 보다 용이한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격적인 가격 정책은 물론 합병 시너지를 통해 이미 지난 1분기(1월~3월) 동안 상당히 많은 고객들을 확보했다”며 “IDC 자료가 나오면 주목해 달라”고 덧붙였다.

 

천부영 부사장은  “지난 2년 6개월 동안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참고 고진감래를 했다”며 “단순히 경쟁보다는 융합 및 컨버전스 시대에 초석이 될 수 있는 제품을 고객들에게 지속적으로 소개하고 IT 업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6월 중에는 파트너사를 선정해 건전한 에코시스템을 만드는 한편, 현재에도 20여명의 인원을 충원 중인데 향후에도 지속적인 인력 확보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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