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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 경매]1.8GHz 확보 경쟁 과열…이러다 1조원 갈수도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국내에서의 첫 이동통신용 주파수 경매가 이뤄지기 전 시장에서는 다양한 분석이 이뤄졌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대역인 2.1GHz의 경우 SKT, KT 참여 배제로 싱겁게 주인이 가려진 상황에서 나머지 1.8GHz와 800MHz를 놓고 SKT, KT가 어떠한 전략을 취할지였다.

전반적으로 1.8GHz에서 양사의 충돌은 예견됐었다. 10MHz폭에 불과한 800MHz에 비해 주파수 폭이 20MHz이고 LTE 시장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2.1GHz 확보가 물 건너간 상황에서 차선책은 800MHz가 아닌 1.8GHz이라는 점은 명확했다.  

히지만 KT가 자회사 KT파워텔의 주파수공용통신용으로 활용되던 800MHz 일부를 내놓으며 경쟁완화를 위한 모습을 보인 만큼 경쟁이 극단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예측하는 이들도 있었다.  

정부 역시 경매에 나온 주파수가 3개인 만큼, 비록 2.1GHz를 LG유플러스가 가져가더라도 통신3사가 사이좋게(?) 한 대역씩을 가져가는 구도를 점치기도 했다. 사업자의 투자의욕 저하를 비롯해 지속적으로 요금인하를 요구하는 마당에 과도한 경매대금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10여년전 유럽의 상황으로 한걸음씩 나아가는 모양새다. 지난 2000년 영국에서 열린 주파수 경매는 통신사들의 과열경쟁으로 보다폰이 최저경쟁가격의 54배의 가격에 주파수를 낙찰받았다. 같은 해 독일에서도 1억유로였던 주파수가 84억유로까지 올라 '승자의 저주'의 대표 사례로 남아있다.

아직 영국, 독일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국내의 상황도 불안한 모습이다. SKT와 KT는 3일간 31라운드에 걸쳐 경합했지만 승부를 내지 못했다. 그 사이 4455억원이었던 주파수 가격은 6000억원을 넘어섰다.

22일 다시 열리는 경매에서도 결정이 나지 않으면 최소 600억원 이상이 올라간다. 한주간 경쟁이 이어지면 주파수 가격은 1조원을 육박하게 된다. '승자의 저주'라 불러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규모다.

이미 SKT, KT 둘 중 하나는 LG유플러스에 비해 상당히 불리한 조건에서 4세대 주파수를 확보할 수 밖에 없게 돼 향후 경매 불공정성을 비롯해 요금인하 등의 이슈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한편, 한 때 황금주파수로 불리며 위상을 높였던 800MHz 주파수는 주인을 찾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LTE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고, 주파수 폭도 10MHz로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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