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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초고가 이어폰 시장 출사표… 핵심부품 수직계열화로 경쟁력 자신

한주엽 기자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소니가 신기술을 적용한 고급형 이어폰을 내놓고 관련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15일 소니는 일본 도쿄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독자 개발·생산한 ‘밸런스드 아마처’(Balanced Armature 이하 BA) 방식 드라이버 유닛을 탑재한 이어폰 신제품 11종(모델명 XBA 시리즈)을 공개했다. 신제품은 11월부터 글로벌 시장에 판매된다.

카츠야 나카가와 소니 퍼스널 엔터테인먼트 부문 총괄 본부장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의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더 좋은 소리를 듣고자하는 이들도 늘어났다”며 “소니는 경쟁사 대비 더 좋은 소리를 내는 BA 방식 이어폰을 보다 현실적인 가격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폰 음질 향상 기술 BA 방식 도입

드라이버 유닛은 전기 신호를 소리로 바꾸는 이어폰의 핵심 부품이다. 일반 이어폰에 쓰이는 ‘다이내믹’ 드라이버 유닛은 전기 신호를 받으면 자석을 통해 플라스틱에 비닐을 감싼 진동판을 움직여 소리를 만들어낸다.

진동판 직경은 9mm~13.5mm에 이른다. 부피가 큰 탓에 하나의 드라이버 유닛이 모든 음역대의 소리를 낸다. 사용 기간과 즐겨 듣는 음악 종류에 따라 소리가 미세하게 변해 에이징(길들이기) 과정을 거치는 이들도 있다.

BA 방식은 아마처라는 U자형 금속을 통해 메탈 재질의 진동판을 흔들어 소리를 만든다. 소형화가 가능해 이어폰 하나에 여러 음역대의 드라이버 유닛을 집어넣을 수 있다. 진동판 변형이 없어 소리가 변하지도 않는다. 고가인 탓에 90년대 초기에는 보청기용으로만 쓰였다가 최근에는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가수용 모니터링 이어폰의 주요 부품으로 활용되고 있다.

소비자용 BA 이어폰은 슈어, 로지텍, 웨스톤랩 등 소수 업체들이 소량의 제품을 50~60만원대의 가격에 판매를 하고 있다. 소리에 민감한 음악 애호가들이 주요 고객인데 소니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이 시장도 노리겠다는 것이다. 전 세계 이어폰 시장은 올해 연간 약 1억8000만대, 2012년 2억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니는 20% 내외의 점유율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소니가 개발한 BA 드라이버는 직경이 13.5mm인 다이내믹 드라이버 대비 크기가 4분의 1로 작지만 같은 수준의 감도를 제공한다. 최고급 모델인 XBA-4<사진 왼쪽>는 풀레인지(전음역대), 트위터(고음), 우퍼(저음역대), 슈퍼우퍼(초저음역대) 4개의 BA 드라이버를 넣고 2중 하우징(틀) 구조를 갖춰 보다 풍부한 음역대에서 높은 해상력의 소리를 들려준다.

소니는 XBA-1, XBA-2, XBA-3의 모델도 함께 발표했다. 모델명에 따라 각각 1개(풀레인지), 2개(풀레인지+우퍼), 3개(풀레인지+우퍼+트위터)의 드라이버를 채용하고 있으며 동일한 구성에 소형 마이크와 리모컨이 부착된 애플 아이폰용 모델 4개도 함께 나왔다. BA 방식 블루투스 이어폰 XBA-BT75 및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넣은 XBA-NC85D, 방수 기능을 제공하는 XBA-S65도 출시한다. 블루투스와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은 모두 본체에 초소형 배터리를 내장해 휴대성을 높였다. 이들 제품에는 1개의 BA 드라이버(풀레인지)가 탑재된다.


◆핵심 부품 직접 제조… 수직계열화로 가격 경쟁력

핵심 부품인 BA 드라이버 유닛을 소니가 직접 개발하고 생산한다는 점은 이채롭다. 슈어와 로지텍 등 BA 이어폰을 판매하고 있는 업체들은 소니온과 롤스 등으로부터 BA 드라이버 유닛을 공급받는다. 이는 마치 HP 같은 PC 업체들이 인텔로부터 중앙처리장치(CPU)를 공급받아 노트북을 만드는 방식과 닮았다.

소니는 일본 사이타마의 공장을 활용해 BA 드라이버 유닛을 직접 생산하며 대만, 중국, 말레이시아 등 공장에서 이어폰 완제품을 조립한다. 일반 이어폰과 비교하면 가격이 비싸지만 핵심 부품과 완제품 생산에 이르기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뤄 경쟁사 동급 제품 대비로는 보다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는 것이 소니 측의 설명이다.


이날 발표한 11종의 BA 방식 이어폰은 아직 판매 가격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10만원대부터 100만원 내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주 소니코리아 컨슈머 프로덕트 부문 부장은 “국내 출시를 위해 시장에 나온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 조사를 하고 있다”며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판매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제품에 대한 자신감도 대단히 높다. 요스케 아오키 소니 아시아태평양 퍼스널 이미징&사운드 본부장은 “한국을 비롯해 호주, 홍콩, 싱가포르, 대만 시장에서 제품 출시와 동시에 내년 1월 말까지 만족 보장 캠페인을 실시할 것”이라며 “제품을 구입한 뒤 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전액 환불해주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라고 말했다.

<도쿄(일본)=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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