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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1GB냐 2GB냐, 때 아닌 램 논란…원인은?

윤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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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스마트폰 업계에 램(RAM) 용량 대결이 시작됐다. 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가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램 용량을 2GB로 늘릴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3’ LTE 모델에 2GB램을 탑재키로 했다. 3세대(3G) 모델은 1GB 램을 그대로 탑재한다.

스마트폰 램은 PC와 역할이 같다. 램은 운영체제(OS)와 애플리케이션(앱)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는 역할을 한다. 램은 책상이다. 책상이 넓으면 이것저것 올려두고 작업하기 편하다. 매번 서랍이나 책꽂이에서 대상을 찾는 것보다 빠르게 일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필요 없는 물건을 많이 올려두면 책상이 커도 적은 것보다 못하다. 전체 방의 크기에 맞지 않는 책상을 놓는 것도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 비용 문제도 있다.

PC의 램은 OS 개발사와 제조사가 적정 용량을 공개하고 제품에 적용한다. 최소 사양을 정하는 이유는 OS나 제조사가 상시 제공하는 서비스가 돌아가면서도 사용자가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에 맞춰 사용자는 PC를 선택하고 램을 업그레이드 한다.

스마트폰은 상황이 다르다. PC는 책상에서 더 많은 일을 하도록 방과 책꽂이, 서랍 등의 배치 뒤에 책상에 이런저런 일을 올린다면 스마트폰은 나머지는 그대로인데 더 많은 물건을 올려두기 위해 책상만 커지는 상황이다. 그런데 책상은 넓어져도 빈공간은 별로 많아지지 않는다. 램 용량 증가가 사용자 체감 성능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런 상황은 안드로이드폰에 국한된 사안이다. 통신사 때문이다. 안드로이드폰은 상황이 다르다. OS업체와 제조사 이외에 통신사라는 변수가 있다. 안드로이드폰은 OS와 제조사 서비스 외에도 사전 탑재된 통신사 서비스가 사용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항상 작동하고 있다. 다른 OS는 통신사 서비스 사전 탑재를 차단한다. 사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선택적으로 구동할 수 있게 한다.

통신사가 자체 서비스를 늘리면 늘릴수록 램을 잡아먹게 되고 늘어난 램 용량은 사용자 몫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통신사 몫이다. LG전자의 ‘옵티머스LTE2’ 광고처럼 버벅거림이 해결되는 것은 그 때뿐이다. 다른 제조사도 마찬가지다. 램이 1GB냐 2GB냐보다는 가용 램이 얼마나 되는지가 중요하다.

제조사와 사용자는 손해다. 안드로이드 4.0버전(ICS, 아이스크림샌드위치) OS 권장 램은 1GB다.

제조사는 미래를 대비해 램을 높이거나 자신의 서비스를 희생해야 한다. 통신사와 충돌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사용자는 램 용량이 높아지면 가격 상승과 배터리 소모량 증가가 수반된다. 통신사 서비스가 데이터 통화를 하기 때문에 생기는 요금도 발생한다. LTE폰은 직접적 피해로 연결된다. LTE는 데이터무제한이 아니다.

ICS는 설정 메뉴 ‘데이터 사용’ 항목에서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이 얼마나 데이터를 사용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램을 차지하고 있는 항목들에 대한 확인은 ‘설정→저장소→시스템메모리→애플리케이션→실행’에서 볼 수 있다. 통신사 앱의 작동을 막는 방법은 공식적으로는 없다. 삭제도 불가능하다. 메모리 정리 앱을 사용해도 바로 다시 실행된다. OS를 사용자가 건드릴 수 있도록 루팅을 해 제어할 수 있지만 사후서비스(AS)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윤상호기자 블로그=Digital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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