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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코 라이브 2012] “시스코, 오픈 네트워킹 확산 주도”

이유지 기자

- 샤시 키란 총괄이사 “‘ONE’ 전략으로 다양한 네트워크 프로그래밍 요구 충족”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많은 애플리케이션이 네트워크에서 운영되고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오가면서 네트워크 프로그래밍 요구가 증대하고 있다. 하나의 프로토콜에 불과한 연구단계의 기술인 ‘오픈 플로우’만으로는 이같은 오픈 네트워킹 요구를 충족하지 못한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시스코 라이브 2012’ 행사에서 만난 샤시 키란(Shashi Kiran) 시스코 데이터센터/가상화, 스위칭 시장 관리 총괄이사는 “시스코가 전례없는 오픈 네트워킹의 확산을 주도할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최근 IT·네트워크 시장에서는 SDN(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으로 대변되는 프로그래밍 가능한 네트워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네트워크를 기업의 필요에 따라 프로그래밍해 다양하게 활용하기 위한 방법이 대학·기업 등에서 활발히 연구·모색되고 있다. 이같은 요구를 반영해 IBM, HP, 브로케이드, 익스트림네트웍스 등 네트워크 업체들도 ‘오픈플로우’와 SDN을 지원하는 제품과 전략을 잇달아 내놨다.

스위치 시장에서 70%의 점유율을 갖고 있는 시스코는 그동안 오픈플로우 표준화를 주도해온 ONF(오픈네트워킹파운데이션)에는 참여해 왔지만, 상대적으로 조용해 SDN 제공에는 소극적인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다.

지난 4월 SDN 솔루션을 개발하는 신생업체인 인시에미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공식 밝히면서, 시스코도 SDN 대응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열린 연례 고객 컨퍼런스인 ‘시스코 라이브 2012’에서 시스코는 SDN과 오픈플로우를 넘어 다양한 네트워크 프로그래밍을 지원할 포괄적인 대응방안인 ‘시스코 ONE(Open Network Environment)’ 전략을 발표했다.

‘시스코 ONE’은 데이터 전송에서 관리, 오케스트레이션까지 전 솔루션 스택을 아우르며, 전체 네트워크 계층에 걸친 프로그래밍화를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시스코는 SDN, 오픈플로우의 접근방식을 보완해, 고객이 자신의 환경과 요구에 맞게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 방식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시스코는 플랫폼 개발자API인 ‘one PK((one Platform Kit)’, 오픈플로우 에이전트와 컨트롤러, 오버레이 네트워크 기술을 제공한다.

키란 이사는 “현재까지 업계의 SDN 관련 노력은 오픈플로우라는 프로토콜에 한정돼 있으며, 아직까지 연구단계의 초기기술이다. 아직까지 시장에서도 SDN이나 네트워크 프로그래밍이나오픈네트워크의 정의나 개념, 방향이 정립돼 있지 않다”면서, “다른 네트워크 업체들보다 관련 발표가 조금 늦어졌지만, 시스코는 더 많은 고객층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키란 이사와 일문일답.



- ‘네트워크 프로그래밍(Network programmability)’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 필요성이 대두된 요인과 이로 인해 고객이 얻는 혜택은 무엇인가.

“최근 수많은 메가트렌드들이 IT 환경과 통신사업자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네트워크 환경에서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오고 가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 이로 인한 병목현상(bottleneck)을 피해 네트워크를 더 전략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지만, 이를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미 너무 많은 애플리케이션들이 네트워크상에서 운영되며 비즈니스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은 애플리케이션과 네트워크를 보다 가깝게 연동시키는 방법을 찾았다. 이젠 네트워크를 기업의 필요에 따라 프로그래밍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네트워크를 활용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원하는 방식대로 네트워크를 애널리틱스나 정책 엔진에 연계하거나, 또 데이터센터 가상화를 시도하는 일부 고객 중에는 발생하는 네트워크 트래픽을 잘 관리하고 편의에 따라 조정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이 모든 것들이 네트워크의 프로그래밍의 필요성을 부추겼다. 그러나 모든 고객이 이런 요구를 하는 것은 아니고 적은 수의 고객만 프로그래밍 가능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를 원하고 있다.”

- 현재 시장에서 네트워크 프로그래밍에 대한 요구는 무엇인가.

“흥미로운 점은 네트워크 프로그래밍을 요구하는 적은 고객군 내에서도 네트워크 활용도에 따라 그 구분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연구 위주로 이를 사용하는 대학을 비롯해 클라우드, 통신사업자, 기업 등에서 요구가 다르다.

네트워크 전문성이 조금 떨어지는 조직은 자동화 기능 등 몇 가지 주요 관리 기능만 추가하기를 바라는 한편, 네트워크 운영 경험이 많은 조직은 좀 더 깊이 그리고 가까이서 네트워크를 프로그래밍 하기를 원한다.

시스코는 이렇게 각각 다른 요구사항을 지난 고객의 필요를 고려해, 모두에게 적용되도록 하는(One size fits all) 전략은 한계가 있음을 깨닫고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킬 오픈네트워킹 환경 구축에 힘썼다. 그래서 다른 벤더들보다 관련 발표가 조금 늦어졌지만 더 많은 고객층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인시에미는 시스코 출신 엔지니어가 설립한 회사로 최근 시스코가 인수 계획을 밝혔다. 앞으로 인시에미의 기술은 시스코의 ‘ONE’에 어떻게 접목되나.

“인시에미는 현재 스텔스(Stealth, 레이더가 탐지하기 힘든 스텔스기 비유) 상태에 있어 그 어떤 제품이나 전략 정보도 제공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인시에미는 시스코 데이터센터 전략을 지원할 솔루션 개발에 참여할 것이다. 제품들이 시스코 제품 및 전략과 통합되는 시점에서 추가 발표가 있을 것이니 기대해 달라.”

- 네트워크 사업을 벌이고 있기도 하지만 IBM, HP 등 많은 서버 업체들이 SDN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 같다. 이에 대한 시스코의 견해는 무엇인가.

“사실 SDN 가운데 소프트웨어 컨트롤러를 서버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은 하나밖에 없다. 아무런 연관이 없는 기술이다. 시스코를 포함해 HP, IBM 모두 네트워킹·서버 업체들이다.

HP나 IBM이 발표한 오픈플로우 관련 노력은 모두 네트워킹과 관련되며, 이들의 SDN 노력은 오픈플로우라는 단 하나의 프로토콜에 불과하다. 심지어 보안 기능조차 갖추지 못한 연구 단계의 기술에 불과하다. 오픈플로우는 시스코도 지원하는 하나의 SDN 프로토콜이지만 그 기술력이 검증되고 실제로 상용화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시스코는 단순 오픈플로우 지원만 하는 것이 아니라 POC(개념검증) 컨트롤러를 소개하는 등 더 포괄적인 오픈 네트워킹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오픈플로우만으로는 무엇을 얼마나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오픈플로우는 박스 내 한 개의 프로토콜에 불과하다. 그밖의 MPLS, TCP/IP 등 다양한 다른 프로토콜들도 존재한다. 때문에 경쟁사의 오픈플로우에만 집중하는 SDN 전략이 시스코 오픈 네트워킹 환경과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오픈플로우는 주로 대학교에서 연구 목적으로만 사용되고 있는 기술이다. 시스코는 물론 대학들과 협력해 오픈플로우와 함께 POC 컨트롤러도 함께 지원하고 있다. 또 오픈플로우가 현재 활용되고 연구되고 있는 대학 시장은 매우 작은 반면, 오픈 API를 제공하는 시스코의 ‘onePK’는 더 큰 시장을 공략하는 시스코의 야심찬 계획을 반영하고 있다. 시스코는 이를 통해 전례없는 오픈 네트워킹의 확산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한다.”

- ‘onePK’과 기존에 시스코가 제공해온 API 공개와 무엇이 다른지 궁금하다.

“과거에는 시스코 ios, NX-OS 운영 시스템의 일부 API만 공개됐었다. 그러나 ‘onePK’ 발표로 시스코는 훨씬 많은 수의 API를 공개하고 여러 개의 OS상에서도 일관된 방법으로 API에 접근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로써 고객들은 그 어떤 환경에서도 또는 그 어떤 OS 상에서도 동일한 방법으로 API에 접근해 네트워크 프로그래밍을 진행할 수 있다. IOS에서 개발을 진행한 경험이 있으면 NX-OS 플랫폼이라고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사 네트워크도 관리하고 동시에 매니지드 서비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통신사업자의 경우, 두 개의 환경 그리고 모든 WAN 환경에서 개발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 네트워킹 업계에서 시스코처럼 이렇게 많은 수의 API를 공개하는 곳이 없고, 많은 고객을 대상으로 오픈 네트워킹을 지원할 수 있는 곳도 없을 것이다.”

- ‘onePK’를 이용하기 위해 이미 시스코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고객들은 OS 업데이트를 해야 하는가.

“그렇다. 그러나 단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이기 때문에 기존에 구입했던 장비에 대한 투자보호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 ‘onePK’는 3종류의 장비 운영체계(OS)에서 지원되는데, 일관되게 ‘openPK’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말은 결국 모든 OS가 통합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시스코의 OS는 장비, 그리고 사용 목적에 따라 설계된 것이다. 데이터센터, 브랜치 및 캠퍼스 그리고 통신사업자는 각각 네트워크 환경이 다르고 또 필요로 하는 기능이 다르다. 그 필요성에 맞게 다르게 설계된 운영체제들이다. 그래서 OS가 통합될 가능성은 없다. 앞서 언급한 일관성이라는 것은 운영 환경이 바뀌더라도 동일한 방식으로 API에 접근해 네트워크를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는 뜻이다.”

- 가상 오버레이 네트워크에서 VxLAN 게이트웨이만 지원한다고 언급했는데, 타 업체의 기술 지원 계획은 없나.

“VxLAN은 VM웨어만의 기술이 아니라 업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업계 표준으로 인정되는 게이트웨이다. 이는 LAN을 가상·클라우드 환경으로 확장하는데 사용되는 업계 표준 기술이지 특정 벤더가 개발한 업체의 등록 기술이 아니다.”

- 대학과 오픈플로우 컨트롤러을 개발한다고 했는데, NEC와 같은 컨트롤러 개발업체들과 협력할 계획은 없는지. 또 시스코가 자체적으로 컨트롤러를 개발할 계획이 있는가.

“아직은 초기 단계이다. 컨트롤러를 표준화한다는 조직이 있다면 관련 논의를 해볼 의향은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오픈소스를 활용하는 것 외에는 다른 컨트롤러 업체들과 함께 협력할 계획은 없다.

안드로이드 OS처럼 모두가 공동 코드를 활용해 기술 확장을 할 수는 있다. 그리고 이 부문에서 기술 확장을 할 수 있는 것은 시스코는 이미 네트워크 인텔리전스가 있는 수많은 물리적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컨트롤러와 그 인프라를 이어줄 더 많은 연결고리를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NEC나 다른 업체가 이해하거나 갖추지 못한 네트워크 인텔리전스이므로, 이들과 협력 관계를 향후에 형성할 수는 있겠지만 타 업체들이 컨트롤러를 개발하는 것을 지원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시스코는 오늘 이미 오픈플로우 기반의 POC 컨트롤러를 소개했고, 이는 네트워크 인텔리전스 탑재된 컨트롤러다.”

<샌디에이고(미국)=이유지 기자> 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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