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딱이'의 반란, 미러리스·DSLR 영역 넘본다
- 스마트폰 추격으로 제품 차별화 절실, 미러리스급 성능 갖춘 제품으로 진화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콤팩트 카메라 성능을 대폭 강화한 하이엔드 카메라 바람이 불고 있다. 단순히 성능만 높은 것이 아니라 가지고 다니기에도 부담 없는 크기를 겸비했다. 성능과 휴대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내겠다는 심산이다.
IT 시장조사기관 IDC가 올해 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세계 디지털 카메라 시장 규모는 약 1억 5331만대 수준이며 이 가운데 콤팩트 카메라는 1억 3646만대로 89% 비중을 차지한다. 미러리스나 DSLR 카메라가 더 높은 마진을 얻을 수 있지만 수량으로 봤을 때 업체들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 바로 콤팩트 카메라다.
물론 전체적으로 보면 스마트폰으로 인해 시장이 조금씩 위축되고 있는 상태다. 카메라 업계에 따르면 고화소 스마트폰으로 인해 매년 2~3%씩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최근 선보이고 있는 스마트폰을 살펴보면 500만 화소는 기본이고 800만 화소에 일부는 1000만 화소를 넘는 모델도 찾아볼 수 있다.
카메라 업계는 콤팩트 카메라의 위기를 고급화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곳은 캐논이다. 미러리스 모델이 없는 캐논은 고성능 하이엔드 카메라로 차별화를 꾀했다. 올해 초 발표한 G1X는 1.5인치형 이미지 센서에 최대 조리개값 2.8 렌즈, 풀HD 동영상 촬영 등 타사 미러리스급 성능을 구현했다. 특히 이미지 센서 크기는 보급형 DSLR 카메라 이상이다. 일반적으로 이미지 센서 크기가 클수록 빛을 더 많이 받아들여 높은 화질과 적은 노이즈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캐논 관계자는 “콤팩트 카메라 시장에서 스마트폰 영향이 없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콤팩트 카메라를 일컫는 똑딱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난 차별화된 제품으로 승부할 것이며 앞으로도 관련 시장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소니는 하이엔드 카메라에 보다 적극적이다. 얼마 전 ‘DSC-RX100’이라는 모델을 출시하면서 오는 2014년까지 국내 하이엔드 카메라 시장에서 45% 시장점유율을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내놨다. 갈수록 줄어드는 콤팩트 카메라 시장에서 하이엔드 카메라로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것. 소니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하이엔드 카메라는 3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하이엔드 카메라라고 하더라도 업체별로 다소의 시각 차이는 있다. 예컨대 삼성전자는 무선랜을 내장한 스마트 카메라로 TV, 스마트폰, PC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와의 연결을 고려했고 니콘과 올림푸스는 광학 20배줌 이상의 렌즈로 망원 기능을 강조했다. 후지필름의 경우 일단 미러리스에 주력하면서 하이엔드 카메라 라인업 추가를 고려해볼 수 있다는 자세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하이엔드 카메라는 1인치형 이하의 이미지 센서와 광학 20배줌 이상의 렌즈, 다양한 수동 기능을 갖췄지만 앞으로는 미러리스에 맞먹는 성능을 갖추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로 최신 하이엔드 카메라는 미러리스는 물론 DSLR에 필적하는 이미지 센서를 갖추고 렌즈 밝기도 밝아 콤팩트 카메라와 비교하기 어려운 성능을 갖췄다”고 전했다.
또한 “그 동안 하이엔드 카메라들이 미러리스와 비슷하거나 더 큰 크기를 가졌다면 앞으로는 콤팩트 카메라와 엇비슷해질 것”이라며 “2000만 화소 이상의 이미지 센서, 최대 조리개값 F2.0급, 풀HD 동영상 촬영 등이 새로운 하이엔드 카메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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