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인터넷전화 때문에 수익이 악화되고 투자를 못한다면 정말 큰일이지만, 보이스톡은 음성통화를 대체하는 서비스가 아니다”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서비스 허용 수준과 관련해 이동통신 업계와 카카오 등 m-VoIP 사업자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양측 업계가 한자리에 모여 설전을 벌였다.

미래기획위원회는 12일 KT 광화문사옥 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대한민국 통신망 대전쟁, 해법과 미래는?'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그동안 m-VoIP과 관련해 국회 등 다양한 주체가 토론회를 열었지만 망사업자와 m-VoIP 사업자가 한자리에 모인 적은 없었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만큼, 한자리에서 각자의 주장을 펼치는 것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에서는 카카오의 ‘보이스톡’ 출시 이후 열린 m-VoIP 토론회 중 처음으로 양측 업계가 모여 설전을 벌였다.

이동통신 업계는 m-VoIP이 통신사 수익성을 악화시켜 결국 투자 축소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만큼, m-VoIP 전면허용은 안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m-VoIP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보이스톡’서비스 제공자인 카카오는 망중립성 원칙을 전제로 m-VoIP이 트래픽 부하나 매출감소에 큰 영향이 없다고 맞섰다.

이날 정태철 SK텔레콤 CR실장은 “지금 요금가지고 m-VoIP을 이용하면 통신사는 음성수익이 없어지게 된다"며 "통신망을 고도화하려면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하는데 투자재원이 잠식된다”고 말했다.

m-VoIP이 일반화되고 광범위하게 사용되면 ICT 생태계 자체가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희수 KT경제경영연구소 상무도 “m-VoIP을 데이터 용량내에서 무료로 제공하면 결국 사람들이 낮은 요금제로 이동하게 되기 때문에 가입자당 매출이 줄어들 수 밖에 없게 된다”며 “KT의 경우 3년간 1조6000억원 이상의 매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카카오 이석우 대표는 “보이스톡은 통신사들의 음성통화를 따라잡자는 서비스가 아니다”라며 “이용자가 많아서 이슈이기는 하지만 음성통화를 대체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보이스톡은 전화가 왔는지 조차도 알기 힘들다”며 “메신저하다가 불편한때 잠시 통화하자는 서비스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통사와의 관계를 의식한듯 카카오에서는 ‘보이스톡’을 음성채팅 서비스로 부르고 있다.

이통사들 역시 이동통신 서비스가 ALL-IP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m-VoIP 서비스를 계속해서 차단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음성과 데이터 요금구조가 불균형하게 책정돼있는 만큼, 단계적으로 요금구조의 변경이 필요하다는 것이 통신사 입장이다.

정태철 실장은 “음성 1분과 영화 1분의 데이터 요금 차이는 75배에 달한다”며 “음성요율을 낮추고 데이터를 상향한다고 해도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결국 m-VoIP 문제는 과도기적으로 적정한 조치가 필요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희수 상무도 “모든 서비스가 데이터 트래픽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기술발전에 맞춘 요금제가 필요하며 결국은 한국도 그렇게 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급작스러운 변화는 쉽지 않겠지만 요금제가 데이터 중심으로 변화된다면 m-VoIP을 무료로 한다고 해도 상관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이스톡’에 대한 역무구분도 필요한 것으로 통신사들은 주장했다.

김희수 상무는 “음성통신은 분명한 통신서비스인 만큼 카카오는 별정통신사업자로 구분할 수 있다”며 “망을 이용하는 대가를 내야 하는 관계가 법에 있는 만큼, 거래관계를 정식으로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은 “결국 기술변화에 따른 요금제 개편이 필요해 보인다”며 “소비자 부담은 줄이면서도 통신사와 m-VoIP 사업자간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은 결국 요금제 개편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밝혔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