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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재송신 다년계약 압박…티브로드·HCN 어쩌나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씨앤앰이 지상파 방송사들과 재송신 대가 다년 계약을 맺음에 따라 아직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티브로드, 현대HCN, CMB 등이 궁지에 몰리게 됐다.

씨앤앰은 불과 몇달전 까지만 해도 지상파 재송신 대가 협상과 관련해 다른 종합유선방송사(MSO)들과 같은 입장을 취했지만 최근 지상파와 3년이라는 다년계약에 합의하면서 남은 MSO들 입장이 난처해진 것이다.

특히, 씨앤앰의 다년 계약은 남은 MSO를 궁지에 몰아넣는 한편, 방송통신위원회의 재송신 제도개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차일피일 제도개선을 미루고 있는 방통위 입장에서는 지상파와 남은 MSO들이 다년 계약을 맺을 경우 대선을 앞두고 굳이 지상파 심기를 건드는 제도개선을 추진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씨앤앰이 다년 계약에 합의하면서 남은 티브로드와 HCN 등은 공동대응에 나서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각개전투에 나설 경우 어느 한쪽이 협상을 체결하면 남은 MSO는 그야말로 해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지상파 방송사들은 씨앤앰의 사례를 들어 티브로드, HCN에 다년 계약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이미 연초에 계약을 체결한 CJ헬로비전과 최근 다년 계약에 합의한 씨앤앰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CJ헬로비전의 경우 간접강제금이 쌓여만 가는 상황에서 급박하게 계약을 체결할 수 밖에 없었고, 가입자당 280원에 계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실제 내용은 훨씬 저가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반응이다.

씨앤앰 역시 다년 계약에 합의함에 따라 내용적인 측면은 가입자당 280원은 아닐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티브로드와 현대HCN은 CJ헬로비전처럼 지상파에 주고 받을 만한 것이 상대적으로 적은데다 외국계 자본인 씨앤앰처럼 주주의 압박도 없다.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가입자당 280원 계약이 아닌 불공정 계약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미 지상파 방송사들이 지난달 6일 재송신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지상파 재송신을 중단하거나 가입자당 280원에 합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티브로드와 현대HCN는 방통위의 재송신제도 개선에 일말의 희망을 걸고 있다. 하지만 방통위는 12월에나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가처분 신청 결과는 11월 또는 늦어도 12월 초에는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만약 재송신 제도개선이 좀더 빨리 이뤄진다면 이를 토대로 내년 계약 수준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올해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방통위가 보여준 것처럼 재송신 제도개선이 미뤄질 경우 지상파의 다년계약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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