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애플 OS X, 고민 깊어지는 윈도8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애플 운영체제(OS)를 탑재한 PC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는 윈도8과 차세대 태블릿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애플은 PC 하드웨어뿐 아니라 직접 OS를 만들어 공급하고 있어 수량에서는 윈도보다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성장세에 있어서는 윈도는 물론 리눅스와 같은 다른 OS보다 더 높은 것이 사실이다.
24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애플 OS X를 탑재한 신규 PC는 올해 2000만대에서 내년에는 230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동안 윈도8(홈, 비즈니스 버전)은 1340만대에서 2억80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새로 출하되는 PC가 아닌 사용하고 있는 PC에 설치되는 OS로 살펴보면 상황이 조금 달라진다. 우선 OS X는 올해 7200만대에서 내년에는 8600만대로 늘어난다. 지난 2009년 3700만대에서 두 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윈도8의 경우 홈‧비즈니스 버전을 모두 합쳐 올해 900만대 이상의 PC에 설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첫해 성적으로만 따지면 윈도7에 비해 한참 못 미친다. 윈도7은 출시된 그 해에 2200만대 이상의 PC에 설치됐었다. 출시 다음해에도 윈도7은 2500만대 가량의 PC에 설치됐지만 윈도8의 경우 2000만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PC 시장은 유럽발 경제위기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해 성장이 거의 멈춘 상태다. 이대로라면 내년에는 역성장이 불가피하다. MS 입장에서는 데스크톱PC와 노트북 이외의 다른 수익원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태블릿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다.
다행히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삼성전자, LG전자, HP, 에이수스, 레노버, 도시바, 소니 등 전 세계 주요 PC 업체가 윈도8 태블릿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울트라북만큼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MS 입장에서는 윈도8 태블릿이 많이 팔려야 하지만 시장에서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가늠하기 어렵다.
반대로 애플은 PC와 OS를 모두 직접 만들어 판매한다. 마진에서 다른 PC 업체와 비교해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PC와 OS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다만 업그레이드 주기가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어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23일(현지시각) 발표된 일체형PC ‘아이맥’의 경우 21.5인치형은 11월 27인치형은 12월에나 구입이 가능하다. 제품이 원활하게 공급될 때까지 기존 모델을 구입할 수도 없다. 재고 자체가 없어서다. 애플은 새로운 PC가 나오기 직전 기존 제품을 단종시키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태블릿에 쓰이는 아이오에스(iOS)와의 시너지 효과도 MS로써는 부담이다. 6월 발표한 OS X ‘마운틴 라이언’은 iOS에 쓰이고 있는 ‘아이클라우드’ 기능을 통합했다. 직장에서 아이폰으로 촬영한 사진이 집에 있는 아이맥에 동일하게 저장되는 식이다. 사진뿐 아니라 동영상, 문서 등 아이클라우드로 연동할 수 있는 데이터는 모두 공유할 수 있다.
여기에 업그레이드 가격도 저렴하다. 이전 버전인 ‘레오파드’까지 OS X의 가격은 129달러에 달했지만 마운틴 라이언에서는 19.99달러에 불과하다. 누구나 부담 없이 OS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 애플은 마운틴 라이언 이후 출시하는 OS X의 가격은 19.99달러로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MS가 윈도8 업그레이드 가격을 14.99~39.99달러(해외 기준)로 책정한 것도 OS X를 의식해서라는 의견이 많다. 애플이 PC 시장에서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스마트폰, 태블릿과 연계한 OS 시장에서는 MS 못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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