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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소형 생활가전, 틈새시장을 노려라

이수환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요즘 생활가전 시장에서 가장 ‘핫(HOT)’한 제품을 꼽자면 제습기가 빠질 수 없다. 전통적인 강자 위닉스를 비롯해 LG전자, 위니아만도, 쿠쿠전자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관련 제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제습기 출시가 이어지는 이유는 그만큼 제품이 잘 팔려서다. 지난 2009년만 하더라도 국내 제습기 시장 규모는 연간 4만1000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0년 8만4000대로 2배 이상 성장하더니 작년에는 40만대로 껑충 뛰었다.

제습기 시장의 성장동력은 가격대비 만족도다. 제습기를 출시한 각 업체들도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로 바뀌고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기상청은 지금처럼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금세기 말 서울은 여름이 1년 중 절반을 차지하고 평양은 지금의 제주도 같은 날씨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을 정도다.

한 제습기 업체 관계자는 “20~30만원만 투자하면 에어컨보다 저렴하게 여름철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 먹히고 있다”며 “사용자 만족도도 높아서 올해 국내 제습기 판매량이 50만대 이상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 측면에서 에어컨 판매량이 지지부진하다는 것도 이유 가운데 하나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2011년 에어컨 시장 규모는 76만2000대에 1조85억원이었으나 2012년에는 74만8000대, 9770억원으로 감소했다. 그나마 막판 무더위가 아니었다면 시장이 더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올해 에어컨 시장은 작년보다는 나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2011년 수준까지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런 상황에서 제습기는 공조 업체들이 내놓을 수 있는 나쁘지 않은 카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습기 시장은 2004년 이후 해마다 20~30% 성장하고 있고 매출 규모의 경우 2011년 3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며 “냉장고나 정수기에 쓰이는 컴프레서를 만들 수 있다면 제습기 시장에 진출할 수 있어 앞으로 더 많은 업체가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습기 시장 하나만 보면 규모가 크다고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소형 생활가전 전체로 접근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 생활가전이 주춤하는 사이 틈새시장을 노려 빠른 속도로 성장해 전체 생활가전 시장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GfK 자료를 보면 공기청정기, 헤어 스타일러, 전동칫솔 및 커피메이커와 같은 소형 생활가전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2012년 전체로 4.9%의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반대로 대형 생활가전은 같은 기간 동안 4.3% 역성장했다. 업계에서는 내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소형 생활가전이 꾸준히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 동안 소형 생활가전은 제품 각각의 시장이 작다는 이유로 대형 생활가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다. 하지만 최근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보면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며 불황을 극복하는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꾸준히 주목해야 할 시장이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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