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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외 무제한 요금제 대세…SKT의 선택은?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KT와 LG유플러스가 망외 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를 출시하며 SK텔레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시장점유율 50%를 기반으로 망내 무제한 통화 요금제 ‘T끼리’를 출시 요금경쟁에 불을 붙였다. 요금제를 선보인지 3일 만에 가입자가 20만명, 1개월 만에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LG유플러스가 이달 11일 타 사업자에게 전화하는 것까지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망외 요금제를 출시하고 곧바로 KT가 동참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SKT가 야심차게 내놓은 요금제가 절반의 혜택으로 의미가 축소되는 분위기다.

SKT에 따르면 ‘T끼리’ 요금제는 망내 무료임에도 불구하고 1인당 월평균 8000원 가량의 요금절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요금인하 압박을 가장 많이 받는 시장지배적 사업자로서 통 크게 요금인하 했다고 내세울 수 있겠지만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경쟁사들이 망외 무제한 요금제까지 출시하면서 가입자 이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SKT의 ‘T끼리’요금제 가입자 중 63%는 기존 사용하던 요금제를 변경한 경우다. 나머지가 단말기를 교체(신규 및 기변) 하면서 요금제를 변경했다. 가입자 묶어두기에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지만 경쟁사의 실적을 들여다보면 완벽한 방어수단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반면, LG유플러스의 망내외 무제한 요금제의 경우 가입자 유치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영업일수 7일만에 20만명의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를 유치했다. 가입규모는 SK텔레콤에 미치지 못하지만 가입자 기반을 감안하면 상당한 돌풍을 일으키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SKT가 내부 고객 비중이 많은 반면, LG유플러스는 내부 고객 비중이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타사 고객이 이동하거나 신규가입자라는 얘기다.

또한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에 비해 월평균가입자당매출(ARPU)가 1만원 가량 낮다. 망내외 무제한 요금제로 접속료 측면에서 적자가 예상되지만 이용 요금제 수준이 높아지고 타사 이용자를 상당부분 흡수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실적개선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가입자 기반이 가장 적고, ARPU가 가장 낮기 때문에 무제한 요금제의 충격을 가장 덜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하성민 SKT 대표는 경쟁사의 망내외 무제한 요금제에 대해 “파급력은 별 걱정 하지 않는다”며 “각 회사 전략대로 움직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우량고객의 이탈이 이어질 경우 망외무제한 요금제 도입을 무작정 외면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가입자 이탈 방지를 위해 망외무제한 요금제를 도입하자니 접속료를 비롯해 매출에 타격이 예상되고, 버티자니 가입자 이탈이 예상되는 형국이다.

SKT가 후발사업자를 따라 망외 무제한 요금제에 동참할지, ‘마이웨이’로 위기를 극복할지는 SKT 가입자 이탈 규모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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