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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텍스2013] 컴퓨텍스 폐막… 다시보는 행사 주요 이슈

한주엽 기자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지난 4일부터 대만 타이페이에서 개최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컴퓨팅 전시회 ‘컴퓨텍스’가 8일 폐막했다.


올해로 33회째 열린 컴퓨텍스 전시회는 매년 2~3%씩 규모를 늘려왔으나 PC 시장이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올해 처음으로 전시 규모가 소폭 줄어들었다.


올해 컴퓨텍스에선 인텔이 신형 4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선보였고 이를 탑재한 2-in-1 디바이스가 전시됐다. 2-in-1 디바이스란 노트북과 태블릿의 장점을 결합한 제품을 의미한다고 인텔은 주장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올해 컴퓨텍스 전시회의 주요 이슈를 다시 한 번 정리한다.


① 인텔, 4세대 코어 프로세서 ‘하스웰’ 첫 등장


인텔은 22나노 제조 공정과 새로운 마이크로 아키텍처(구조)가 적용된 4세대 코어 프로세서(코드명 하스웰)를 올해 컴퓨텍스에서 첫 공개했다. 모바일 기기에 탑재되는 하스웰(Y, U 시리즈)은 중앙처리장치(CPU)와 입출력을 담당하는 각종 칩셋이 하나의 패키지로 묶인 시스템온칩(SoC) 형태다. 인텔이 노트북용 코어 프로세서를 SoC 형태로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칩 개수가 줄어듦에 따라 노트북 완제품의 소형화, 경량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인텔은 설명했다.


인텔 측은 “하스웰을 탑재한 제품은 이전 세대(3세대 코어 프로세서, 아이비브릿지) 제품 대비 배터리 지속 시간이 50%나 증가한다”라며 “이는 인텔 프로세서의 진화 역사상 가장 큰 발전”이라고 설명했다. 하스웰에 내장된 그래픽처리장치(GPU) ‘아이리스’는 빠른 데이터 처리를 위해 D램을 내장(eDRAM) 하는 등의 구조 개선으로 이전 세대 대비 2배 이상 성능이 높아졌다.


② 태블릿+노트북=2-in-1 디바이스 본격 개막


지난해까지 인텔은 자사 프로세서를 탑재한 얇고 가벼운 노트북은 ‘울트라북’, 터치 기능을 탑재한 제품은 ‘하이브리드 터치 울트라북’ 등으로 불렀었다. 올해 컴퓨텍스 행사에선 터치 기능을 탑재해 태블릿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노트북을 ‘2-in-1’ 디바이스라고 새롭게 명명했다. 인텔은 태블릿에 PC 시장을 뺏기지 않기 위해 디스플레이, 터치 등 여러 분야에 많은 투자를 단행해왔다.


2-in-1 디바이스는 이러한 투자의 결과물인 셈이다. 델, 레노버, 에이수스, 에이서, 소니 등은 하스웰을 탑재한 2-in-1 디바이스를 소개했다. 이들 제품은 디스플레이를 뗐다 붙이거나 화면이 180도로 회전하는 컨버터블 형태로 노트북과 태블릿의 기능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 커크 스카우젠 인텔 부사장은 “2-in-1 디바이스를 사용하면 콘텐츠 소비(태블릿) 뿐만 아니라 제작(노트북)까지 가능하다”라며 “올해 연말에는 하스웰 뿐 아니라 실버몬트 아키텍처의 베이트레일-M(셀러론 및 펜티엄으로 브랜드)을 탑재한 2-in-1 디바이스가 50개 가까이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③ 인텔, ARM 텃밭 공략할 ‘실버몬트’ 아톰칩 로드맵 공개


인텔은 올해 컴퓨텍스에서 ‘실버몬트’ 아키텍처를 적용한 신규 태블릿용 아톰 프로세서인 베이트레일-T(모델명 Z2760)를 공개했다. 인텔은 이 칩으로 ARM 코어를 사용하는 주요 제조업체들의 SoC와 직접적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트레일은 칩 하나에 여러 기능을 통합한 SoC 형태의 제품으로 쿼드코어 기반이다.


실버몬트 설계 구조가 적용됐고 22나노 3D 핀펫(FinFET) 공정으로 생산된다. 인텔은 베이트레일-T가 전 세대 제품 대비 2배 향상된 성능을 제공하면서도 전력 소모량은 경쟁 제품인 ARM 코어텍스 A 시리즈 대비 낮다고 강조했다. 베이트레일-T가 탑재된 태블릿 신제품은 올 연말 시장에 출시된다. 인텔은 또 내년 2월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전시회에선 실버몬트 아키텍처가 적용된 아톰 프로세서(코드명 메리필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첫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④ ‘윈텔’ 협력 완전 붕괴


올해 컴퓨텍스에선 PC 시대를 이끌었던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배타적 협력 관계가 완전히 끊어졌음이 확인됐다. 인텔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MS는 퀄컴 등을 자사의 생태계로 끌어들이고 있다.


인텔이 올해 컴퓨텍스에서 공개한 베이트레일-T(실버몬트 아키텍처를 적용한 태블릿용 칩) 아톰 프로세서는 윈도와 안드로이드 OS를 동시 지원하는 첫 제품이다. 인텔이 양쪽 OS를 동시 지원하는 제품을 내놓은 것은 MS와의 밀월(이른바 윈텔) 관계가 ‘완전히’ 청산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MS도 같은 선택을 했다. 타미 래러 MS 윈도 클라이언트 부문 부사장은 대만에서 윈도8.1 발표 행사를 열고 “윈도RT 8.1 기기에는 인텔 칩(베이트레일-T) 외에도 퀄컴 스냅드래곤 800 시리즈와 엔비디아 테그라3가 탑재된다”며 “퀄컴과 엔비디아의 윈도 생태계 참여를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⑤ 윈도 생태계 본격 참여하는 퀄컴


퀄컴은 자사 최상위 모바일 AP인 ‘스냅드래곤 800’이 MS의 새 OS 윈도 RT 8.1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퀄컴은 세계 모바일 AP 시장 1위 업체다. 퀄컴이 윈도 생태계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경우 해당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인텔의 위상 약화가 예상된다. 스티브 모렌코프 퀄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컴퓨텍스 전시회의 부대 행사로 열린 서밋 포럼에서 스냅드래곤 800을 탑재한 윈도RT 8.1 태블릿의 레퍼런스 디자인을 공개했다.


스냅드래곤 800은 쿼드코어 프로세서로 코어당 최대 2.2GHz의 동작 속도를 지원한다. 3세대(G) 및 4G 롱텀에볼루션(LTE) 모뎀이 통합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퀄컴은 USB 3.0 및 윈도RT 8.1와 관련된 업그레이드 등 다양한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모렌코프 퀄컴 COO는 “퀄컴 스냅드래곤 800 프로세서를 탑재한 윈도RT 8.1 기반의 태블릿은 연내 시장에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출하량은 PC의 2배에 달했다”라며 “2017년에는 이 차이가 6배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⑥ ARM “인텔 꼼짝마!” 중저가형 A12 아키텍처 공개


ARM은 코어텍스 A9을 개량한 신규 아키텍처 ‘코어텍스 A12’와 보급형 그래픽처리장치(GPU) 말리-T622를 첫 공개했다. 코어텍스 A12는 A9과 비교하면 동일한 전력에서 40% 가량 높은 성능을 낸다. 말리-T622는 8개 및 4개의 쉐이더 코어를 내장한 T628, T624와는 달리 2개의 쉐이더 코어를 내장하고 전력 소모량을 50% 줄인 보급형 제품이다.


이안 드류 ARM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부사장)는 “ARM 코어텍스 A12와 말리-T622는 중저가형 스마트폰에 탑재된다”라며 “28나노 공정으로 생산돼 내년 후반기부터 완제품에 탑재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350달러의 중저가형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5년 5억대에 달할 것”이라며 “ARM은 이 시장을 적극 공략해 우위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버몬트 아톰칩이 ARM 기반 칩보다 전력 소모량이 낮다는 인텔의 주장에 대해서는 “코어텍스 A15 기반 프로세서의 동작 주파수(MHz)가 실버몬트에 비해 30% 낮지만 성능은 우위에 있다”며 “빅리틀(big.LITTLE) 아키텍처를 적용하면 보다 낮은 전력으로도 동등한 성능을 낼 수 있다”라고 맞섰다.

⑦ HDD 경쟁, 씨게이트는 ‘두께’, WD는 ‘용량’

세계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시장의 강자인 씨게이트와 웨스턴디지털(WD)의 제품 두께 경쟁(5~9.5mm)도 돋보였다. 씨게이트는 최대 500GB에 5mm 초박형 두께를 가진 HDD ‘랩톱 울트라씬’ 시리즈를 선보였다. WD가 내놓은 ‘WD 블루’ 시리즈는 두께가 7mm, 용량은 1TB였다. 양사는 이번 전시회에서 HDD 외에도 플래시메모리를 활용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SSD와 HDD의 장점을 결합한 솔리드스테이트하이브리드드라이브(SSHD) 등도 선보였다.

⑧ TSMC “무어의 법칙은 향후 10년간 지속”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향후 10년간 반도체 원가 절감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모리스 창 TSMC 최고경영자(CEO)는 “무어의 법칙은 향후 10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창 CEO는 컴퓨텍스 타이페이 2013 전시회의 부대 행사로 열린 서밋 포럼에 청중으로 참석, 기자들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무어의 법칙은 반도체의 집적도가 2년마다 두 배씩 증가(선폭 축소)한다는 이론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노광(포토 리소그래피) 공정의 기술 발전 저하로 조만간 이 법칙이 깨질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창 CEO의 이 같은 발언은 ‘향후 10년간 생산 원가를 꾸준히 낮춰갈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날 컴퓨텍스 서밋 포럼의 패널 토론자로 나선 빈존 우 TSMC 사업기획 부문 수석 이사는 “최신 28나노 생산 공정이 적용된 300mm 웨이퍼의 누적 출하량이 올 연말이면 150만장에 이를 것”이라며 “반도체 생산 공정 미세화를 위한 기술 개발과 투자를 지속하겠다”라고 밝혔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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