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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핵심 기술, ‘렌즈’의 진화 놀랍네

이수환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사용자인 직장인 손호원(31)씨는 최근 친구들과 함께 가족동반으로 캠핑장을 찾았다. 하지만 당시 촬영한 사진 때문에 큰 낭패를 겪었다. 사진에 빛 번짐 현상이 생겨 얼굴을 알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남긴 유일한 단체 사진이 만족스럽지 못해 주변의 성화를 감수해야 했다.

보통 빛 번짐 현상은 카메라 렌즈의 문제다. 강한 햇빛이 있다면 구도와 환경에 따라 대비가 필요하지만 장착한 렌즈에 고스트, 그러니까 플레어 현상을 방지하는 코팅이 되어 있지 않으면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다.

촬영거리가 멀면 손떨림 방지 기능이 탑재 되어 있는 렌즈를 사용해야 한다. 망원 촬영 시에는 작은 떨림에도 피사체가 흔들려 제대로 된 이미지를 얻을 수 없다. 이와 같이 열악한 촬영 환경에서도 좋은 이미지를 얻을 수 있도록 렌즈 제조사들은 다양한 신기술을 속속 탑재하고 있다.

◆렌즈 기술력이 카메라의 핵심=카메라 기술의 핵심은 렌즈다. 1000만 화소 이상의 스마트폰 카메라가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기종을 불문하고 ‘카메라’로 찍은 것과 이미지 결과물에서 근본적인 차이를 보이는 이유도 렌즈 성능에 차이를 보여서다.

사진은 기본적으로 ‘렌즈를 통해’ 빛과 정보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렌즈의 성능이 이미지를 결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수많은 브랜드가 카메라뿐만 아니라 광학기술력을 바탕으로 렌즈 기술을 끌어올리고자 고군분투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니콘을 필두로 한 광학 전문 기업들은 자사 DSLR 카메라 알맞은 다양한 렌즈 라인업을 약 80여종 이상 구성하면서 렌즈 기술력 향상에 전념하고 있다. 경쟁 업체와 확실한 격차를 벌이기 위해 각종 렌즈 기술을 자사 빠르게 적용하고 있는 추세다.

기본적으로 카메라 렌즈는 여러 장의 렌즈를 조합해 만들어진다. 투명하고 깨끗한 유리 2~3장만 겹쳐 놓아도 상이 왜곡되고 빛이 굴절되기 마련인데 기능에 따라 약 10장 이상의 렌즈를 겹쳐 사용하면서도 피사체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렌즈 기술력의 핵심이다.

렌즈수를 늘리면 화질은 높아지지만 빛이 렌즈를 통과하면서 빛의 양이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유리 표면을 빛이 통과할 때 약 4~9% 가량을 반사한다고 가정했을 때 앞면, 뒷면을 통과해야 하는 렌즈는 기본적으로 약 8~18% 정도 어두워진다. 따라서 화상 정보를 받아들이는 정도가 낮아지고 인위적으로 빛의 양을 늘리면 난반사가 일어나 화질이 떨어진다. 이를 방지하는 기술이 바로 ‘렌즈코팅’이다.

가장 널리 쓰이는 ‘나노 크리스털 코팅’은 난반사에 의한 광선형, 반지형 빛 번짐 현상을 뜻하는 고스트와 플레어를 막아준다. 렌즈 표면에 약 100만분의 1mm 크기의 입자로 고밀도 코팅을 입혀 입자와 입자 사이에 일정한 간격을 만들면 굴절률이 작아져 난반사를 줄일 수 있다.

나노 크리스털 코팅은 카메라 렌즈뿐 아니라 직접 육안으로 사물을 관찰해야 하는 쌍안경과 필드 스코프 제품군에서 효과를 보여준다. 니콘 렌즈는 고급형 제품에 나노 코팅을 채용하고 있으며 ‘N’이라는 표기를 하고 있어 일명 ‘N렌즈’로 불린다.

◆손떨림 방지 기술이 화질을 결정=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촬영하거나 반대로 자동차 등 움직이는 곳에 있을 때 필요한 것이 ‘손떨림 방지’다. 일명 VR(Vibration Reduction)이라고 불리며 카메라 자체에 탑재되기도 하지만 렌즈에 직접 적용시키는 경우도 많다.

렌즈에서 직접 손떨림을 감지해 이를 상쇄하는 ‘렌즈 시프트’ 방식은 손이나 몸의 흔들림을 상하 좌우로 감지하고 이동한 방향에 따라 보정 렌즈가 흔들림을 치우침과 반대 방향으로 이동해 화각을 조정한다.

예컨대 니콘에서 선보인 ‘AF-S NIKKOR 70-200mm f/4G ED’ VR렌즈는 손떨림 보정 성능에서 최고수준인 약 5단의 VR이 적용됐다. 고급형 렌즈이므로 나노코트 및 ED렌즈 등이 내장되어 있어 손떨림 보정을 극대했다.

◆빛 분산 막으면 사진 품질 ↑=렌즈가 오차를 내는 것을 수차라고 한다. 피사체의 어떤 한 점에서 떠난 빛이 렌즈를 거쳐 다시 한 점에 모이지 못하고 주위로 흩어지는 현상이다. 수차는 화면 중심에서 큰 문제가 없지만 귀퉁이로 갈수록 심해진다. 렌즈 초점거리가 길어질수록 심해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과거 밝은 망원렌즈의 성능이 발전하지 못하고 답보 상태에 머물 수밖에 없던 이유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안이 바로 ED(저분산) 렌즈다. 저분산 인공 형석 유리가 합성되면서 색수차를 대폭 개선시킨 대구경 망원렌즈가 나오기 시작했다. ED 렌즈는 니콘이이 최초로 상용화했으며 다른 업체도 차례대로 개발이 이어진 상태다.

다만 형석(螢石)이라는 광물이 고가라는 점이 대중화의 걸림돌이다. 형석을 사용하면 색수차를 줄일 수 있고 망원 성능을 개선시켜 렌즈 제품의 무게와 크기를 줄일 수 있지만 제품 가격이 비싸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니콘이미징코리아 김동국 팀장은 “카메라 사용자의 전문지식, 촬영 기술이 높아질수록 관련 제품에 대한 만족도는 떨어지기 마련인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렌즈 기술”이라며 “코팅, 연마, 비구면 렌즈 활용, 손떨림 방지 등 렌즈 자체의 광학기술부터 기계적 기술까지 니콘뿐 아니라 다양한 광학 브랜드가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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