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최문기 장관, 이경재 방통위원장 ‘반박’…“UHD, 사업자가 하겠다는데...”

윤상호 기자
- UHD 시기상조론에 일침…최 장관, “지상파는 방통위와 합의”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초고화질(UHD) 방송은 케이블과 위성방송이 준비됐다고 해서 사업자가 하는 것인데 정부가 결정해 줄 것이 있는가. 지상파는 복잡하다. 주파수도 있고 콘텐츠도 부족하다. 이에 대해서는 방통위와 합의해 큰 틀을 만들어서 정부 레벨에서 결정할 것이다.”

2일 미래창조과학부 최문기 장관은 경기 과천 미래부 기자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방송통신위원회 이경재 위원장의 ‘UHD 방송 시기상조론’에 대해 반박했다.

UHD 방송은 현재 고화질(HD) 방송보다 4배 선명한 방송기술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TV 제조사는 올 들어 UHD TV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미래부도 지난 4월 ‘차세대 방송기술 협의회’를 꾸리는 등 UHD 방송 활성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

케이블TV업계는 지난 7월17일 케이블 UHD 시험방송에 돌입했다. 티브로드 CJ헬로비전 등 5대 복수케이블TV사업자(MSO)들은 UHD 전용채널을 개설하고 일반 가정에 송출을 시작했다.

최 장관은 케이블TV 시험방송 기념식에서 “정부는 UHD방송 로드맵을 마련해 콘텐츠 제작, 기술개발 및 표준화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미래부와 케이블TV의 행보에 대해 방통위와 지상파 방송사는 반발했다.

방통위 이 위원장은 지난 7월31일 방통위 출입기자들과 만나 “UHD에 대해 좋게만 생각했는데 미국에 가서 보니 여러 가지가 준비가 안 됐다. 월트디즈니 타임워너 등이 UHD 콘텐츠에 관심이 없었다. 콘텐츠도 없고 표준화도 안됐다. 연방통신위원회(FCC)도 별로 추진하지 않는다고 얘기했다”라며 “미래부가 UHD DTV 도입 내용을 발표했는데 방통위와 상의가 없었다”라며 미래부의 UHD 활성화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지상파 방송은 “UHD는 지상파에서 우선 실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 장관이 이날 발언은 UHD 방송 자체는 미래부 고유 영역임을 재확인 하는 한편 UHD 방송 시기 등을 업계 자율에 맡기겠다는 원칙을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상파 방송을 관할하는 방통위 입장을 고려해 지상파 관련 내용은 방통위와  합의하겠다는 뜻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위주 정책을 취하지 않겠다는 배경에는 지상파가 UHD 방송 자체보다 이를 빌미로 700MHz 주파수 재할당을 노리고 있다는 시각도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이에 따라 국내 UHD 방송은 유료방송업계가 주도할 전망이다. 인터넷TV(IPTV)쪽도 UHD에 관심을 갖고 있다. 케이블TV 업계는 2017년까지 총 7200억원을 UHD에 투자한다. 시설투자에 6400여억원을, UHD 콘텐츠 수급에도 2016년까지 약 8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윤상호 기자
crow@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