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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2013] IFA 전초전 영국, 윤부근 생활가전 ‘친환경·스마트’ 노려야

이수환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2015년 전 세계 생활가전 1위를 목표로 삼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게 영국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시장이다.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 생활가전 브랜드가 거의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면서 최대 유통업체인 ‘코메트’가 작년 말 부도로 쓰러지는 등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오는 6일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2013’ 이전에 영국 해러즈백화점 입점을 강조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해러즈백화점은 런던 중심가에 마련되어 있으며 부유층이 자주 찾는다는 점에서 프리미엄 마케팅을 펼치기에 적당한 장소다.

다만 해러즈백화점에서 판매할 제품과 유통망이 다소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과제가 만만치 않다. 흑색가전, 그러니까 대표적인 제품인 TV의 경우 이미 유럽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성장에 한계가 있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2013년 상반기 유럽 평판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38%(매출 기준)의 시장점유율로 2위인 LG전자의 16.6%를 크게 앞서고 있다.

따라서 해러즈백화점에서는 고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나 울트라HD(UHD) TV를 적극적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냉장고, 세탁기를 비롯한 빌트인 등의 성장을 이끌어내려면 보다 대중적인 유통망이 필수다.

◆대중화된 유통망 확대 필요할 듯=앞서 언급한 것처럼 현재 영국의 생활가전 유통시장은 코메트의 부도로 혼란스럽기만 하다. 코메트는 영국 전체에 240개 매장을 보유한 창고형 유통매장으로 경쟁업체인 ‘커리스’가 2012년 초 파산한 이후 남은 유일한 전자제품 전문 유통업체다. 하지만 1년도 버티지 못하고 사라지면서 영국 전자제품 유통망은 백화점과 제조사가 운영하는 직영체제, 온라인 등으로 재편됐다.

현재 삼성전자는 영국에서 TV를 비롯해 냉장고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TV야 원래 그렇다고 하더라도 냉장고의 경우 양문형에서만 수위를 달리고 있고 프렌치도어(멀티도어), 일반형(원도어), 냉동고 등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올해 상반기 유럽 냉장고 시장에서 점유율 11.3%로 1위에 올랐지만 각 나라별로 따지면 압도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특히 영국에서 드럼세탁기는 LG전자가 1위에 올라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양문형을 제외한 다른 형태의 냉장고와 드럼세탁기에서 성장을 이뤄야 유럽 교두보 시장에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화이트나이트, 러셀홉스, 핫포인트, 베코, 후버 등 다른 브랜드와 비교해 확실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갖고 있다. 예컨대 세탁기 가격으로만 따지면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인 밀레와 엇비슷한 수준에 판매되고 있다.

◆영국 스마트미터 최대한 활용=진공청소기를 비롯해 오븐 등 다른 생활가전 분야에 삼성전자의 입지는 미미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영국 정부의 친환경 제품에 대한 지원을 적절히 이용할 필요가 있다. TV, 냉장고, 세탁기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는 상황에서 스마트미터 의무설치 정책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영국은 오는 2019년까지 모든 가정에 스마트미터 설치를 의무화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모두 5300만개의 전기·가스 미터가 교체될 예정이며 총 3000만 가구가 해당된다. 스마트미터는 일종의 전자식 계량기다. 시간대별로 전기나 가스 사용량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으며 통신 기능도 갖췄다.

스마트미터가 필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검침에 필요한 비용과 에너지소비량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스마트미터 의무설치 계획은 2014년부터 진행되며 투자비용은 무려 110억파운드(한화 약 18조7000억원)에 달한다.

결국 삼성전자가 영국 생활가전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친환경, 스마트가전 전략이 요구된다. 지금처럼 프리미엄 브랜드와 관련 유통망을 갖추는 작업과 함께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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