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아가는 냉장고 콘셉트…‘삼성 vs LG’ 경쟁의 부산물
- 용량보다는 특화 기능에 초점 맞출 듯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LG전자가 17일 신형 냉장고 ‘디오스 V9500’을 발표했다. 이 제품은 ‘더블 매직스페이스’를 통해 수납공간을 다양화하고 용량을 950리터로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냉장고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컴프레서도 5세대로 진화시켜 에너지 절약에도 신경을 썼다.
지난 2012년 삼성전자가 국내 최초의 900리터급 냉장고 ‘지펠 T9000’을 출시한 이후 국내 생활가전 트렌드는 프리미엄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대형 백색가전 제품인 냉장고가 관련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전까지 용량 경쟁을 꾸준하게 이어오던 삼성전자, LG전자는 이 시점을 기준으로 용량과 함께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굳이 따지자면 LG전자가 2010년 선보인 ‘매직스페이스’가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매직스페이스는 ‘냉장고 안의 냉장고’ 콘셉트를 표방하고 있으며 LG전자 냉장고의 경쟁력을 높여준 일등공신이다.
다만 콘셉트 측면에서는 삼성전자에게 일격을 당했다. 기존까지 주력이었던 양문형 냉장고에서 ‘상(上)냉장, 하(下)냉동’ 구조의 프렌치도어를 대중화시켰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펠 FS9000 푸드쇼케이스’로 800리터급 냉장고도 충분히 프리미엄화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용량이 전부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무게추가 삼성전자에 다소 기울도록 만들어준 것은 메탈, 그러니까 스테인리스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고집스럽게 강화유리에 집착하던 LG전자도 삼성전자 제품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어가자 부랴부랴 메탈 냉장고를 출시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발표된 V9500도 메탈이 기본이다.
푸드쇼케이스에 쓰인 ‘인케이스’, ‘쇼케이스’ 개념도 V9500에 그대로 적용됐다고 봐야 한다. LG전자는 상냉장실에 ‘더블 매직스페이스’를 장착하면서 가족들이 간식‧음료‧유제품 등을 편리하게 꺼낼 수 있는 ‘패밀리 스페이스(오른쪽)’, 반찬‧조미료‧자주 먹는 채소‧과일 등을 위한 ‘시크릿 스페이스(왼쪽)’로 구분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조적인 차이는 다소 있을지언정 기본적인 구상은 푸드쇼케이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LG전자 입장에서는 삼성전자를 뒤따른다는 이미지를 최대한 벗어버리는 것이 과제로 남게 됐다.
삼성전자도 조만간 신형 냉장고를 출시할 계획이다. ‘2014 인터내셔널 CES’에서 공개한바 있는 ‘셰프컬렉션’으로 정수와 얼음을 제공하는 디스펜서가 빠져 있는 모델은 T9000과 같은 크기를 유지하면서도 용량이 1000리터에 육박한다. 격벽을 30% 가량 줄이고 신선한 냉기로 육류와 생선 등 식자재를 최상의 상태로 보존 시켜 주는 ‘셰프 시크릿 존’을 더했다. 정식 제품명은 ‘지펠 T9900’으로 국내에서는 스파클링 기능까지 더해질 전망이다.
최근 2~3년 동안 삼성전자에 일격을 당한 LG전자 입장에서 이미지 쇄신이 절실하다. 그래서인지 V9500뿐 아니라 급증하는 1~2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고 공간활용도를 극대화한 다양한 신개념 융복합 냉장고도 선보였다. 김치냉장고와 냉장고를 결합한 ‘다목적 냉장고’, 내부에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 냉장고가 주인공이다.
다만 다목적 냉장고는 이미 삼성전자가 ‘지펠 T9000 김치플러스’, 위니아만도도 ‘프라우드’에서 비슷한 기능을 곁들인바 있어 신선함이 떨어진다. 스마트 냉장고의 경우 주력 제품이 아니어서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다. 따라서 앞으로 다가올 스마트 시대를 대비한 ‘전혀 새로운 형태’의 냉장고가 나와야 할 시점이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용량보다는 특화 기능에 초점을 맞춘 냉장고가 시장을 이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프리미엄 트렌드는 계속해서 지속되고 싱글족에 맞춘 소형 냉장고도 각광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양극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뜻.
한 업계 관계자는 “용량을 키우려면 그만큼 냉장고 본체 크기를 늘려야 하고 원가부담이 있어 당분간 특화 기능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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