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스마트 카④] 특명! 자동차 탄소배출량을 줄여라… 연비를 높여라
IT업계에 불어닥친 ‘스마트 혁명’은 자동차 업계의 판도에도 대대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기술이 차량 전장부품에 녹아들어 ‘똑똑한 자동차’, 이른바 스마트카 시대를 활짝 열어가고 있다. 자동차의 핵심 경쟁력이 기계 기술에서 전자, 전기, IT로 넘어오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데일리>는 창간 9주년을 맞아 소프트웨어와 전자부품의 관점에서 스마트카의 요소요소를 집중 조명해본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부. 스마트카의 두뇌 ‘소프트웨어’ 2부. 자동차와 만난 전자부품 ④ 특명! 자동차 탄소배출량을 줄여라… 연비를 높여라 ⑦ AP 전장 스마트폰에서 차량 인포테인먼트시스템으로 이동 |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유럽연합(EU) 환경위원회는 2020년까지 유럽 내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1km당 95g(승용차 기준)으로 제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초과되는 co2 배출량 1g당 부담금 형태의 벌금을 물어야한다. 국산차 아반떼의 co2 배출량은 1km당 평균 160g이다. 이대로라면 사실상 유럽에서 차를 팔지 못한다.
co2 배출량을 줄이려면 연비를 높여야 한다. 기름을 덜 써야 한다는 의미다. 최근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 배터리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카(Hybrid Electric Vehicle, HEV)의 출시 및 판매 비중을 늘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 있다. 업계는 궁극적으로 순수전기차(Electric Vehicle, EV) 시대로 가기 위해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엔진 힘을 이용하는 유압(油壓)식 펌프 대신 전기 모터의 채택 비중이 늘어난 이유도 연비를 높이기 위함이다. 실제 최신 차종에는 전동식(Electronic Power Steering, EPS) 파워 스티어링이 채택되고 있다. 트랜스미션이라 불리는 변속기는 자동보단 수동이 연비 면에서 유리하다. 자동 변속기는 유압으로 작동하므로 결론적으로는 벨트에 물린 엔진 힘을 빌려와야 한다. 업계는 운전 편의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연비 면에서 강점을 갖는 무단변속기(Continuously Variable Transmission, CVT) 혹은 듀얼클러치(Dual Clutch Transmisson, DCT)를 채택한 신차 출시를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10단 기어’처럼 단수가 높은 변속기를 개발해 연비를 개선하려는 경향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정차시 시동이 꺼졌다가 출발할 때 시동이 걸리는 스톱앤고,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발생하는 에너지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회생제동 기술 역시 연비 개선, 즉 co2 배출량을 줄이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동력 계통은 아니지만 자동차에 에너지 효율이 높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의 적용이 늘고 있는 상황 역시 업계의 연비 개선 움직임과 연관이 없지 않다. 결국 co2 배출량을 줄이려면 기름과 기계 비중을 줄이고 전기, 전자 비중을 늘려야만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차량 내 반도체 사용량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차량용 파워트레인 전자제어장치(Electronic Control Unit, ECU)는 다양한 동력 계통 장치를 전기, 전자적으로 제어한다. 파워트레인용 ECU 시스템의 핵심은 엔진과 모터의 상태를 측정하는 센서와 이 센서로부터 정보를 받아 연산을 담당하는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터(Micro Controller Unit, MCU), 전기를 전달하는 전자 스위치, 파워칩 등이 있다.
엔진이 최대 연소 효율을 내려면 공기 14.7, 연료 1의 비율을 만들어줘야 한다. 이 비율이 어긋나면 기름을 낭비하거나, 힘이 모자랄 수 밖에 없다. 가속 페달이 얼마나 밟혔는지, 공기량은 얼마인 지 측정하고 이 정보에 맞게 연료를 뿜어주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 바로 파워트레인용 ECU의 역할이다. 이런 성능이 떨어진다면, 정차시 엔진을 끄고 출발할 때 다시 시동을 거는 스톱앤고 기술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
HEV, EV 등은 대형 배터리와 이 배터리의 전압과 충전 상태 등을 관리하는 배터리관리시스템(Battery Management System BMS)의 역할이 중요하다. BMS에는 배터리 셀의 전압 모니터링과 진단 기능을 수행하는 IC 등이 탑재된다. HEV나 EV에는 대형 3상 전기모터가 필수적으로 탑재되므로 이러한 모터를 제어하는 드라이버IC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엔진과 변속기 등 동력 계통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업체는 독일 인피니언과 일본 르네사스, 미국 프리스케일 등이다. 이들은 차량용 BMS 시장에서도 선두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BMS 분야에선 미국 맥심도 다양한 제품군을 출시하고 있는 중이다. HEV, EV 등 전기차에 들어가는 대형 배터리는 LG화학과 삼성SDI와 같은 국내 업체 선두주자다. 시장조사업체 B3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AESC(39.8%, 1385MWh), LG화학(32.6% 1133MWh), 파나소닉(11.8% 409MWh), 삼성SDI(4% 140MHh) 순이었다. B3는 올해 LG화학이 업계 선두 자리에 오르고, 최근 활발한 공급을 펼치고 있는 삼성SDI 역시 파나소닉을 누르고 업계 3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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