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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시티(GigaCity)’, 기가인터넷 확산 마중물 될까

채수웅

기가인터넷 시범서비스가 각지에서 진행되고 있다. 시범서비스 기간 중에는 동일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다.
기가인터넷 시범서비스가 각지에서 진행되고 있다. 시범서비스 기간 중에는 동일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다.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기가시티(GigaCity), 기가토피아(GiGAtopia).

기가인터넷 시대가 열리고 있다. 초고화질방송(UHDTV) 등 대용량 콘텐츠 유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100메가급 유선인터넷보다 10배가 빠른 기가인터넷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가인터넷 구축은 수년전부터 차근차근 추진돼왔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며 10배 빠른 인터넷 확대를 천명했고, 2012년말 세종시에서 기가인터넷이 처음 상용서비스에 들어갔다. 최근에는 KT가 향후 3년간 4조5000억원을 투입해 통신 기가토피아를 만들겠다고 선언하면서 기가인터넷 시대도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SK브로드밴드, 티브로드를 비롯해 CJ헬로비전, 티브로드 등 케이블TV 방송사들도 기가인터넷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도 시범사업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 빨라진 인터넷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빠른속도는 좋지만, 수익 개선 기대감은 낮아=통신사들이 기가인터넷 활성화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은 트래픽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대용량 트래픽을 유발하는 동영상 콘텐츠가 초고화질(UHD)로 진화하고 있다. 이용하는 단말기의 증가, 사물인터넷(IoT) 영역의 확장 등도 트래픽 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관심이 높다고 금방 전국망 구축이 이뤄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네트워크 고도화에 수반되는 비용과 기대수익을 계산해야 한다. 기가인터넷이 통신사의 수익성 증대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유통되는 콘텐츠 양은 계속해서 늘어나겠지만 기가인터넷 수요도 함께 늘어날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폭발적으로 트래픽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소수의 헤비유저들이 주범이다. UHDTV 등을 비롯해 웬만한 서비스는 현재 초고속인터넷 수준에서도 충분히 이용이 가능하다.

미국, 유럽 등에서도 기가인터넷 확대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KT처럼 적극적으로 기가인터넷 사업을 추진하는 대형 사업자는 아직 등장하지 않고 있다.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컴캐스트와 타임워너 케이블은 기가인터넷 수요가 미미할 것으로 보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고 AT&T와 버라이즌도 제한적인 지역에서의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단순한 대용량 콘텐츠 이외에 현재보다 10배 빠른 인터넷에서 구현할 수 있는 특화된 콘텐츠, 서비스는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통신업계는 기가인터넷을 계기로 현재의 정액제 요금체계를 쓴 만큼 내는 종량제로 바꾸거나 요금인상을 원하겠지만 현실화 될 가능성은 미지수다.

미국의 기가인터넷 서비스 지역. (출처 Community broadband network)
미국의 기가인터넷 서비스 지역. (출처 Community broadband network)

정부가 앞장서서 독려…기가시티(GigaCity)가 마중물 될까=관심은 있지만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이렇다보니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기가인터넷 시장이 연착륙 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연방정부로부터 기금을 받아 기가인터넷을 구축하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망 구축비용을 정부가 지원하거나 저리융자, 전력 및 토지이용 등에 대해 지원하고 있다. 또한 지역별 시범서비스가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경우 지자체의 지원도 기대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캔자스시티다. 인구 50만의 소도시에 불과한 캔사즈시티는 구글 파이버(Fiber) 유치 이후 이주해오는 스타트업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미국 중부의 실리콘밸리를 꿈꾸고 있다.

한국에서도 미래창조과학부가 과천, 천안 등 23개 도시를 기가시티로 선정하고 통신사 및 케이블TV 방송사와 함께 시범구축에 들어갔다. 통신사, 케이블TV 방송사들은 선정된 기가시티내 8200여 가구를 대상으로 1기가 속도의 유선인터넷 서비스와 400Mbps 속도의 기가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부예산도 24억원이 투입된다.

전국을 기가인터넷으로 교체하기 위해서는 약 6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시범구축 사업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통신사들의 투자확대를 이끌어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미국의 기가 인터넷 민관 협력사례는 기가인터넷을 통신사의 새로운 수익창출을 넘어 사회 경제 및 소비자 편익을 가져오는 수단으로 보고 있다”며 “기가인터넷 지원을 단순한 통신 진화가 아닌 거시적 관점에서 국가 경제발전과 연관시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기가인터넷은 속도의 혁신을 넘어 초실감형 영상, UHD TV 등 미래 인터넷 서비스를 가능하게 해 주는 핵심 인프라”라며 “의료, 쇼핑 등 다양한 면에서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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