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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다운제’ 판결 비판 쏟아진 토론회…문화연대, 헌법소원 재추진

이대호

- 셧다운제 입법목적에도 없던 청소년 수면권 보장이 판단 근거돼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픈넷 이사)<사진>는 10일 문화연대 주최로 서울시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지난 4월에 있었던 강제적 게임셧다운제 합헌 판결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박 교수는 “셧다운제 헌재 판결은 뭐랄까 매우 특이한 결정”이라며 “헌재 내부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입장을 밝혔다.

예를 들어 판결문에 나온 ‘적절한 수면시간의 확보’는 셧다운제 입법목적에도 없던 것인데 헌재가 이를 집어넣어 판결의 근거로 삼았다는 것이다. 셧다운제 도입이유를 설명할 땐 게임중독예방만을 언급하다가 정작 과잉금지원칙에 따른 심사에선 ‘수면시간 확보’라는 목표공익을 추가했다는 게 박 교수의 분석이다.

그는 “수면결핍의 예방, 수면시간의 확보가 판단의 근거가 된 것 같은데 그렇다면 0시부터 6시까지 자야 된다는 규칙을 선언한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또 해외에서 접속할 경우 0시~6시 사이에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실효성 문제가 제기된 부분에 대한 답도 판결에서 찾을 수 없다고 박 교수는 덧붙였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합교 교수(문화연대 공동집행위원장)도 “여가부 주장을 그대로 받아쓴 것 같다”며 셧다운제 헌재 판결을 비판했다. 이 교수는 “게임을 이해하려는 의지가 없지 않았나”라며 “게임에 대한 부정적 생각을 갖고 들어간 것이 아닌가, 청소년을 보호해야 되냐 마냐를 합헌의 근거로 내세웠다”고 말했다.

◆인터넷게임, 표현의 자유로서 가치 강조할 필요 있어=이날 토론자로 나선 박종현 국민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도 “기본적 입법이유에 등장하지 않은 수면권 이유를 댔다”며 “새로운 권리를 이야기할 때 심도 깊은 논쟁이 필요한데 재판부가 실천 못하지 않았나”라고 박경신 교수의 말을 거들었다.

이어서 박 교수는 “인터넷게임은 청소년 세계에선 공론의 장으로 통한다. 다양한 공론의 장에 대한 접근제한은 표현 자체에 대한 제한”이라고 생각을 밝히고 “미국 정도로 절대적인 (표현의자유) 보장 수준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표현의자유는 민주적 공동체의 기본적 토대이기 때문에 침해 제한은 좀 더 신경 써야 되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또 박 교수는 앞선 헌재 판결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 또 다른 제한을 낳을 것을 우려했다. 그는 “게임의 가치를 문화에 치중해서 얘기할 수 있겠지만 일반 표현으로서 가치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 표현의 자유는 엄격한 잣대를 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헌법소원 재추진, 긍정적으로 검토=이와 관련해 최준영 게임규제개혁공대위 사무국장(문화연대 사무처장)은 “재소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지적할 것은 지적해야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서 최 사무국장은 “판결 직후에 재판관 구성원이 바뀌지 않는 한 별다른 변화를 이끌어내기가 힘들지 않겠나라는 주변 반응이 있었다”면서도 “지적한다는 의미에서 재소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재차 헌법재소원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박경신 교수는 “헌법소원에 대한 결정을 내리고 곧바로 또 결정을 내리는 경우는 드물다”며 “재소원을 하더라도 3년 동안 묵히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곧바로 재소원하는 것은 제한요소가 있다”고 예상했다.

◆문화적 규제 강화 추세…업계가 게임 인식 전환 나서야=권경우 문화사회연구소 소장(문화평론가)은 “경제적 규제 완화가 이뤄지는 반면 문화적, 도덕적 규제는 강화되는 것을 짚을 필요가 있다”며 “전반적인 문화 규제의 정세 속에 게임도 들어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서 권 소장은 “문화적 보수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여가부에서 (게임산업을) 선한 산업으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별 것 아닌 거 같지만 주목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라고 의견을 냈다.

또 권 소장은 업계가 게임이 문화와 표현의 자유로 인식되는 것에 보다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그는 “지난 2010년 게임문화재단에서 게임컬쳐 월간지 편집장으로 일한 때 업계가 사회속에서 좀 더 문화로, 표현으로 게임이 인식되는데 있어 전혀 관심이 없었다”며 “업체별로 재단별로 봉사하고 움직이곤 있는데 실제적으로 게임문화를 이해하는 사업엔 많은 투자를 못하고 있다”고 현황을 전했다.

이에 권 소장은 “청소년 문제로 게임규제가 환원이 되는데 담론적인 싸움이 실천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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