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른 에어컨 판매, 틈새 공략 모델이 인기
- 인버터 에어컨 판매량 꾸준히 상승
- 벽걸이형, 저가형 모델도 인기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전통적인 계절가전인 에어컨은 예약판매가 시작되는 1분기, 그리고 날씨가 본격적으로 더워지는 2분기가 최대 성수기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연초에 제품을 풍부하게 만들어놓고 성수기에 맞춰 판매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으나 지금은 수요에 알맞게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에어컨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고 프리미엄을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가정용 에어컨 보급률은 70% 중후반대로 추정된다. 웬만한 가정에는 에어컨이 마련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제조사 입장에서는 스탠드형과 벽걸이형을 더한 ‘2-in-1’이나 기존 정속형을 인버터로 바꾸는 노력을 꾸준히 병행하고 있다. 인버터 에어컨은 조건에 따라 실외기 작동 속도를 높이거나 낮출 수 있어 그만큼 전기료를 아낄 수 있다.
국내 에어컨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양분하고 있다. 작년 에어컨 경쟁은 두 업체 모두 짭짤한 재미를 봤다. 재작년 시장 불황으로 인한 반사효과 덕분이다. 날씨까지 무더워지면서 에어컨 판매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준 것도 이유 가운데 하나다.
올해의 경우 작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더 성정한 수준에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사건 등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에어컨의 경우 다른 분야에 비해 파급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예약판매 막바지에 악재가 있었지만 전체 실적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며 “6월 초부터 에어컨 판매가 활기를 띄고 있는데 이는 전통적인 성수기와 별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판매량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100만원대 초반대 스탠드형 에어컨에서 판가름 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의 경우 모듈생산방식 도입과 하방전개 전략을 통해 200만원대 모델을 130~40만원대에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LG전자는 삼성전자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프리미엄 모델에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손연재G’ 모델이 예상보다 잘 팔렸다는 점도 고무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다른 변수는 벽걸이형과 저가형 틈새모델이다. 스탠드형 에어컨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벽걸이형 설치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아예 에어컨을 설치할 때 100만원 이하 보급형 스탠드형 모델을 찾는 경우도 많다. 제습기와 선풍기를 활용해 조금이라도 전기료를 아껴보려는 시도다.
특히 제습기의 경우 올해 적어도 8000억원 이상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여 에어컨과 함께 생활가전 업계 전반의 실적을 이끄는 주요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유통 업계를 중심으로 벽걸이형 에어컨 판매가 주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예전이라면 200만원을 주고 구입해야 하는 모델이 지금은 100만원대 초중반에 팔리고 있어 프리미엄 모델 확대도 기대해 볼만하다”고 덧붙였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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