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바일 기기에 탑재되는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을 공동 개발하겠다고 선언한 IBM와 애플의 각기 다른 캐치 프레이즈가 눈길을 끌고 있다.

앞서 지난 15일(현지시간) 양사는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탑재되는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일환으로 양사는 ▲100개 이상의 다양한 산업에 특화된 앱 100개 이상을 개발하게 되며, ▲iOS에 최적화된 클라우드 서비스는 물론 기기 관리나 보안, 분석 등을 제공하는 한편 ▲엔터프라이즈 수요에 맞춘 지원 및 애플케어서비스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 협력을 두고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고 있는데, 이중 흥미로운 점은 양사가 협력 발표 이후 각자의 홈페이지에 띄워놓은 메시지가 다르다는 것이다.

우선 IBM은 모바일퍼스트(MobileFirst) 페이지에서 IBM의 창업자인 토마스 왓슨 주니어의 ‘좋은 디자인이 좋은 비즈니스’라는 인용구를 내세우고 있는 반면 애플은 ‘모바일 엔터프라이즈를 재정의하다’는 표어를 띄웠다.

이는 양사가 이번 협력을 통해 서로에게 기대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즉, IBM은 애플 특유의 탁월한 디자인 및 유저 인터페이스(UI)를 통해 모바일에도 새로운 기업 고객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디자인은 데이터보다 우위에 있다. 비즈니스는 데이터를 기반해 흐르지만, 멋진 사용자 경험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애플은 자사의 iOS 디바이스에서 빅데이터와 분석 연결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쉽고 효율적인 새로운 수준의 앱을 전달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를 위해 기업 IT 시장의 강자인 IBM의 영업력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속셈이다.

또한 이번 협력을 두고 애플보다 IBM이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포브스는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IBM은 두 번째 하위 페이지(ibm.com/mobilefirst)에 이번 협력을 소개하고 있는 반면, 애플은 세 번째 하위 페이지에 (apple.com/ipad/business)에 이를 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IBM에 소속된 10만명의 영업사원들이 애플의 통합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판매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애플의 채널 파트너가 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양사가 전혀 겹치는 사업이 없기 때문에 이번 협력은 모두에게 윈-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30년전 양사가 PC 시장을 두고 경쟁하던 시절, 애플은 광고를 통해 IBM을 ‘빅브라더’라며 지칭하기도 했지만, 2004년 IBM이 PC사업부를 레노버에 매각하면서 10년 후 두 회사는 손을 맞잡게 됐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