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 휴대폰 부진…위기인가 숨고르기인가
- 하반기 승부 위한 재고조절·경쟁사 성장 따른 시장재편 영향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의 2분기 휴대폰 실적이 예고대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위기’라는 지적이 대다수지만 ‘숨고르기’로 봐야한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위기라는 판단은 판매량과 점유율에 숨고르기라는 평가는 재고관리에 초점을 둔 분석이다. 무엇이 맞는지는 올 4분기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삼성전자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정보기술 및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IM)부문 지난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8조4500억원과 4조4200억원이라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와 전년동기대비 각각 12%와 20%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와 전년동기대비 각각 31%와 30% 줄었다.
IM부문은 휴대폰 사업이 주력이다. 매출과 이익만 놓고 보면 위기는 위기다. IM부문은 3분기 연속 매출과 이익이 내리막길이다. 삼성전자 기업설명(IR)팀장 이명진 전무는 “휴대폰은 9500만대 태블릿은 800만대를 판매했다”라며 “휴대폰 판매량 중 스마트폰 비중은 70% 후반대”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김현준 전무는 “3분기 성수기 진입과 신모델 출시에 대비해 유통재고 축소에 주력했다”라며 “3분기 판매량은 전기보다 늘겠지만 실적 개선은 쉽지 않다”라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휴대폰 부동의 1위를 차지한 것은 애플을 제외한 경쟁사 부진이 컸다. 매출과 이익 모두 정상치 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최근 실적 추이는 경쟁사의 제품력이 올라오면서 정상궤도로 돌아가는 형태로 보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휴대폰 3위 경쟁 중인 LG전자와 비교해도 삼성전자의 2분기 휴대폰 사업은 매출은 9배 이익은 50배가 넘는다. 다만 삼성전자의 다른 사업의 휴대폰 의존도가 문제다. 휴대폰 매출이 떨어져도 성장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편 휴대폰 시장은 하반기가 성수기다. 삼성전자가 다시 여세를 몰아 경쟁사와 격차를 벌릴 수 있을지는 4분기가 승부처다. 3분기는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전략 제품이 등장하는 시기다. 본격 판매는 4분기다. 삼성전자의 2분기 부진은 하반기 승부를 위한 재고조절 탓이다. 이 대결에서 삼성전자가 강력한 모습을 보이지 못할 경우 ‘1강1중다약체제’의 휴대폰 시장은 ‘2강다약체제’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중국업체는 판매량에서는 선전 중이지만 수익성이 좋지 않다. 삼성전자가 약해져도 애플 외에는 삼성전자 자리를 넘보기는 어렵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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