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회장-국민은행장 경징계…주전산 교체 갈등 원점으로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공은 다시 KB금융에게 넘어왔다. 금융감독원이 제재심의를 통해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 대해 ‘주의적 경고’를 확정하면서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사업을 둘러싼 갈등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지난 21일 금융감독원은 자정을 넘겨가며 KB금융에 대한 제재심의를 검토한 끝에 임 회장과 이 행장에게 당초 통보했던 중징계 결정을 취소하고 주의적 경고, 즉 경징계를 확정했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징계는 주의, 주의적 경고, 문책경고, 직무정지, 해임권고 등 5단계로 나뉘는데 주의적 경고는 경징계에 해당된다. 당초 금감원이 임 회장과 이 행장에게 통보했던 제재수위는 문책경고 이상이었다.
금융권에선 통상 문책경고 이상을 받은 임원의 경우 사퇴하는 것이 관례다. 실제로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 등도 중징계를 전후해 사퇴한바 있다.
하지만 금감원 제재수위가 경징계 수준에서 결정 나면서 임 회장과 이 행장의 동반사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비켜가게 됐다. 하지만 경징계를 통해 임 회장과 이 행장의 직무가 지속되는 만큼 주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평행선을 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21일 이 행장은 금감원 제재심의에 출석하는 과정에서 기자들에게 주전산시스템 교체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IBM 메인프레임 주전산기에서 유닉스로의 전환 과정에 여전히 의문이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마찬가지로 임 회장 측의 사외이사들은 한국IBM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밀어 붙이려는 모양새다. 국민은행 이사회는 한국IBM과 IBM의 시장행태가 공정거래법의 위반이라며 공정위에 제소한다는 안건을 의결했었다.
한편 금감원의 징계가 경징계로 끝나는 모양새이지만 국민은행의 주전산시스템 교체에 대한 내부통제 및 관리의 허점을 강조하고 압박한 만큼 내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협상이 이뤄질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금감원은 이번 경징계 결정과 관련해 주전산기 교체는 보고서 조작과 관련해 임 회장의 직접적인 지시가 있었거나 가담이 불분명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즉 임 회장의 책임을 따지긴 어렵지만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보고서 조작이 있었음을 인정한 것이다.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 전환하기 위한 사전 보고서에 조작이 있었음이 확인된 만큼 사업 자체를 원점에서 재 검토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어쨌든 금감원과 공정위 등 내부의 문제를 외부의 손을 빌려 해결하려 했던 국민은행은 다시 해결의 실마리를 내부에서 풀어야 하는 과제를 떠앉게 됐다. 따라서 이번 금감원의 경징계 결정이 국민은행 갈등 해소의 시작이 될 지 아니면 다시 수렁으로 빠지게 되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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