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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으로 치닫는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둘러싸고 법적 다툼 본격화?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의 주전산기 교체 과정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는 국민은행 사태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안개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2일 전체회의를 열고 KB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임영록 KB금융지주회장에 대해 직무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확정했다.

하지만 임 회장이 이 날 (금융위로부터)중징계를 받을 경우 법적대응도 고려하겠다고 밝혀 주전산기 교체를 둘러싼 국민은행 사태는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임 회장이 법적대응에 나설 경우 금융위의 중징계에 대한 이의신청, 행정심판, 행정소송 등의 법적분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를 둘러싸고 공정위 제소, 검찰수사 등이 예고돼 있는 상황으로 여기에 임 회장의 법적 대응까지 이어질 경우 국민은행의 내홍은 과열양상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우선 국민은행 이사회가 IBM의 우월적 지위 남용에 대해 공정위의 판단을 받아보겠다며 한국IBM에 제소한 상태다. 국민은행 이사회는 한국IBM과 IBM의 가격정책이 독점이윤의 추구를 위해 사회적 후생을 가로막는 시장폐해를 일으키고 있다며 제소 이유를 설명했다.

임영록 회장도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IBM에 대한 공정위 제소에 대해 “이사회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혀 제소 철회를 고려치 않고 있음을 내비친바 있다.

또, 서울중앙지검은 국민은행이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KB금융지주 최고정보책임자인 김재열 전무 등 KB금융지주와 은행 임원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조사부에 배당해 수사에 착수했다.

여기에 국민은행도 ‘주 전산기 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주 전산기 교체 문제를 다시 조사할 방침이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유닉스로의 주전산기 교체 의사결정에 오류가 없었는지, 그리고 객관성과 투명성이 확보됐는지에 대한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에 임 회장이 금융당국의 결정에 대해 법적대응에 나서게 되면 금감원이 임영록 회장 중징계의 근거로 내세운 ‘국민은행 주전산기 검사서’에 대한 신뢰성 조사가 다시 이어지게 된다.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과정을 두고 공공 및 민간차원의 조사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게 된 셈이다.

결과적으로 국민은행은 현 메인프레임 시스템을 이번 사안이 해결되기 까지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국IBM만 웃게되는 상황이다. 내년 7월 이후부터 국민은행이 한국IBM에 지불해야 하는 유지보수료로 매달 수십억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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