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시장 ‘방긋’‧태블릿은 ‘우울’, 노트북이 효자
- PC 하락세 주춤, 태블릿 성장세는 한풀 꺾여
- 내년 노트북 패널 공급량 올해보다 늘어날 듯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전 세계 PC 시장 하락세가 다소 주춤한 가운데 올해 태블릿 출하량은 작년보다 불과 2% 성장한 2억5400만대로 나타났다. 여기에 내년 노트북 패널 출하량이 올해보다 활기를 띌 것으로 전망되면서 PC 시장에 변화가 감지되는 분위기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은 전분기보다 0.5% 줄어든 7938만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IDC도 같은 기간 동안 PC 출하량이 1.7% 줄어들었다며 앞서 제시한 전망치 4.1% 감소보다는 양호한 결과였다고 평가했다.
성적으로만 따지면 PC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를 벗어났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저 출하량 감소폭이 예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C 시장 하락을 부채질한 태블릿 성장세가 뚜렷하게 평평해지면서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날 기미가 보이고 있다.
3분기는 전통적인 PC 시장 비수기로 이 기간은 하반기에 있을 물량을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업의 PC 교체도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2분기보다 저조한 결과이지만 3분기 PC 출하량이 비교적 ‘선방’했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이와 달리 태블릿은 기세가 한풀 꺾였다. 다른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분기 애플과 삼성전자는 각각 1330만대, 800만대 태블릿을 출하했다. 애플은 전년 동기 대비 8.9%, 삼성전자는 3.8% 출하량이 줄었다. 브랜드 태블릿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저가 모델의 비중이 늘어났다. 2분기 저가 태블릿은 전체 태블릿 시장의 33%를 치지해 1분기보다 7.3% 더 영토를 늘렸다.
태블릿의 직접적인 경쟁 상대는 기업에서 많이 사용하는 데스크톱PC가 아닌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노트북이다. 그동안 PC 시장 침체가 제품을 가리지 않고 나타났지만 노트북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노트북 시장 회복세에는 크롬북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가트너는 올해 크롬북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9% 늘어난 520만대, 오는 2017년에 3배 이상 증가한 1440만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현재 전체 노트북 출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도 노트북 시장 회복을 점치고 있다. 내년 노트북 패널 출하량이 1억9400만개로 올해(1억8500만개)보다 5%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 것. 여기에는 주요 패널 공급 업체의 패널 공급량이 줄어든 탓도 있다.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노트북 가격에 영향을 끼치게 됐고 자연스럽게 물량 확대에 나선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PC 시장 하락세가 주춤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반적으로 여전히 조정기에 들어가 있다고 봐야 하며 태블릿의 경쟁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교체 시기가 길어졌기 때문”이라며 “예전처럼 새로운 운영체제(OS)가 나오면 PC를 교체하지 않기 때문에 윈도10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분명히 긍정적인 부분은 있으며 태블릿과는 서로 상호 공존하겠지만 컨버터블PC, 하이브리드PC와 같은 프리미엄 제품의 확대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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