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모바일 AP 조달 다각화 움직임… 국내 팹리스 아나패스와 ‘밀월’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LG전자가 국내 팹리스 업체인 아나패스와 롱텀에볼루션어드밴스드(LTE-A) 모뎀 통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 해당 칩이 탑재된 중저가 스마트폰이 시장에 출시될 전망이다. LG전자는 고가형 스마트폰에 독자 AP 및 퀄컴 제품을, 중저가 스마트폰에는 아나패스의 모뎀 통합 AP를 주로 채택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사업본부는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인 모바일 AP 공급처를 다변화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그간 중저가 스마트폰용 AP를 대만 미디어텍에서 조달받았다. 미디어텍은 모뎀과 AP, 무선주파수(RF) 칩 등을 보드에 탑재해 판매하는 플랫폼 단위 사업이 주력이다. 미디어텍 고객사는 완성품을 빠르게 상용화 수 있지만 LG전자는 ‘차별화’가 어렵다고 판단해 아나패스와 공동으로 모뎀 통합 AP 개발에 나섰다.
아나패스는 대형 액정표시장치(LCD)에 탑재되는 타이밍컨트롤러(T-CON)가 주력 사업이다. T-CON은 LCD 구동 드라이버 IC에 전송되는 데이터의 양을 조절하고 화질을 개선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다. 아나패스가 LG전자 MC사업본부와 공동 개발에 나설 수 있었던 건 지난해 4월 통신 반도체 설계 및 제조업체인 GCT세미컨덕터를 약 340억원에 인수한 덕이다. GCT는 아나패스의 최대주주이자 현 대표이사인 이경호씨가 미국에 설립한 회사로 지난해 두 회사는 합병했다.
GCT는 아나패스로 인수되기 전인 2012년 말 엠텍비젼 자회사인 엠티에이치(MTH)를 인수한 바 있다. MTH는 모뎀칩 전문 개발 업체다. 지난 2011년 6월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산자원부)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이 추진한 미래산업선도기술개발사업 5개 과제 가운데 ‘IT융복합기기용 핵심부품’ 개발 사업자로 선정돼 LG전자 컨소시엄 내에서 과제를 수행해왔다.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차세대통신연구소가 LTE-A 모뎀 설계자산(IP)을 개발하면, MTH는 이 IP를 받아 모뎀칩으로 만드는 그림이었다. MTH와 GCT를 계열사로 거느린 아나패스는 LG전자 차세대통신연구소로부터 모뎀칩 IP를 받는 동시에 GCT의 AP 개발 역량을 합쳐 통합 AP와 전용 RF 칩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 MC사업본부는 그간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대만 미디어텍에 차별화된 AP를 요구했지만 바잉파워(buying power, 구매력)가 떨어졌던 탓에 원하던 사양의 제품을 공급받지 못했다”며 “아나패스와의 협력이 중저가 시장 공략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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