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억 투자한 LG 독자 모바일 AP ‘뉴클런’…중급형 스마트폰 탑재된 이유가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LG전자의 첫 스마트폰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뉴클런’이 상용화됐다. LG전자 시스템반도체(SiC)연구소 모바일AP(MAP)실은 뉴클런을 내놓기 위해 지난 2년 6개월여간 2000억원에 이르는 연구개발(R&D) 자금을 투입했다. 전략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되진 못했으나 상용화에 성공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4일 LG전자는 독자 모바일 AP 뉴클런을 탑재한 스마트폰 LG G3 스크린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뉴클런은 개발코드명 ‘오딘’으로 알려졌던 바로 그 제품이다. ARM 코어텍스 A15(고성능)와 A7(저전력) 코어를 각각 4개씩, 총 8개의 코어가 탑재된 32비트 AP다. 작업량에 따라 개별 코어의 작동을 제어하는 빅리틀(big.LITTLE) 혼합기종멀티프로세싱(Heterogeneous Multi Processing, HMP) 아키텍처가 적용됐다. TSMC의 28나노 공정으로 생산된다.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이매지네이션의 파워VR 시리즈6이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HMP 지원 여부를 제외하면 뉴클런의 하드웨어 사양은 지난해 3월 출시된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엑시노스5 옥타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당초 LG전자는 지난 7월께 뉴클런을 탑재한 전략 스마트폰을 출시하려 했다. 그러나 쿼드HD(QHD, 2560x1440) 해상도의 G3를 앞당겨 출시하면서 계획했던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뉴클런은 풀HD용 AP여서 QHD 패널을 탑재한 G3에는 적용될 수 없었다. G3에는 퀄컴 스냅드래곤 801이 탑재돼 있다. 뉴클런을 내장한 G3 스크린은 5.9인치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패널에서 풀HD 해상도를 지원한다. 한 관계자는 “QHD를 지원하려면 비디오 코덱을 바꾸고 GPU의 코어 수도 늘려야 하는데 뉴클런은 이미 작년 초 풀HD에 맞춰 사양이 확정됐고 설계까지 마친 상태였다”며 “설계를 바꾸려면 R&D가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상용화 성공’에 의미를 두고 G3 스크린에 탑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스마트폰용 모바일 AP 사업이 손익분기점을 넘으려면 연간 출하량이 1000만대를 상회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전략 모델에 탑재되지 못한다면 1000만대 출하량을 채우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G3 스크린은 LG유플러스 전용으로 출시돼 출하량이 높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AP 상용화에 성공했더라도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전사적 관점에선 ‘공급처 다변화’라는 긍정적 영향도 있다. 실제 G3 스크린에는 퀄컴 고비 9x35가 아닌 인텔의 XMM7260 카테고리6(CAT6) 롱텀에볼루션(LTE) 모뎀칩 모듈이 탑재된다.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는 최근 스마트폰용 모바일 AP와 모뎀칩 공급처를 다변화하기 위해 주요 반도체 업체와 협력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LG전자는 SiC연구소는 차기 모바일 AP인 ‘오딘2’를 개발하고 있다. 오딘2에는 64비트 명령어를 지원하는 ARM A50 시리즈(저전력 A53 및 고성능 A57) 코어와 말리 GPU가 탑재된다. 생산 공정은 20나노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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