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내년 본격 개화…시장 확대 과제는 원가절감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이 내년부터 본격 개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탑재한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 신제품이 속속 출시되는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장기적 전망은 유동적이다. 원가를 떨어뜨릴 양산 기술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면 시장 확대가 예상보다 더딜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3일 시장조사업체 IHS디스플레이서치는 내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 규모가 올해보다 9배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업계에서 지칭하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유리가 아닌 플라스틱 소재 박막트랜지스터(TFT) 기판을 사용하는 OLED 패널을 의미한다. OLED 재료를 보호하는 봉지(Encapsulation 밀봉) 소재도 유리가 아닌 박막 형태인 것이 특징이다. 진정한 의미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이름 그대로 둘둘 말거나 접을 수 있어야 하지만 지금 상용화된 1세대 패널은 기판 및 봉지 재료로 유리를 덜어낸 과도기적 제품이다. 일부 무게, 두께 등이 줄고 강도가 좋아지는 효과는 물론 있다. 그래서 업계에선 1세대 플렉시블 OLED 디스플레이를 ‘언브레이커블(Unbreakable, 깨지지 않는) 패널’이라 부른다.
플렉시블 OLED 패널을 탑재한 제품이 첫 등장한 시기는 2013년 하반기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라운드를, LG전자가 G플렉스를 선보인 바 있다. 두 제품은 휘어져 있는 형태로 관심을 끌었지만 갤럭시 라운드는 시판되지 않았고 G플렉스 역시 의미있는 판매량을 달성하지 못했다. 올해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 엣지, 기어S, LG전자 G워치R이 플렉시블 OLED 패널을 탑재하고 나왔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의 구부러진 엣지면은 하나의 곡률로 둥글게 휘어진 것이 아니라 아이콘이 표시되는 면과 베젤면에 각기 다른 곡률을 적용, 두 번을 꺾어놓은 형태로 다양한 제품 디자인이 가능함을 시사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애플도 LG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패널을 탑재한 ‘애플워치’를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이미 플렉시블 OLED의 생산 능력을 늘리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5.5세대(1300×1500㎜) A2 및 신축 6세대(1500×1850㎜) A3 공장에 플렉시블 OLED 생산 장비를 확충했다. LG디스플레이도 파주 4.5세대(4.5세대(730×920㎜) AP2-E2 OLED 증착 라인의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중이다. 내년에는 구미 6세대 공장에서도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투자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장기 전망은 유동적이다. 찰스 애니스 IHS디스플레이서치 부사장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한 기술 가운데 일부는 아직 성숙이 덜 이뤄졌거나 개발이 완료되지 않았다”며 “가격 경쟁력를 얼마나 갖추는가가 성장세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IHS디스플레이서치는 패널 업체들의 생산 기술 개발이 제대로 이뤄질 경우 2021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가 20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이는 ‘베스트 시나리오’다. 최악의 경우 이 전망치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칠 수 있다고 IHS디스플레이서치는 밝혔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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