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를 늘려라…통신사, 데이터 매출 확대 사활건다
- 음성 중심 성장 한계…데이터 소비패턴 전환 유도 상품 ‘봇물’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통신사가 성장 정체에 허덕인다. 요금인상은 없어도 요금인하는 있는 업계 환경은 매출 상승을 위한 전술 선택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매출을 키우기 위해 통신사가 올해 꺼내 든 카드는 소비자의 데이터 소비패턴 전환이다. 데이터 사용량을 늘려 낮은 요금제로 내려가는 것을 막고 높은 요금제를 선택하기 위한 정지작업이다. 통신사의 이런 시도가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도 데이터 중심 요금제 전환을 올해 국정 과제 중 하나로 삼고 있다.
3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 알프) 확대 열쇠는 가입자 데이터 사용량에 달렸다.
그동안 통신사는 휴대폰 구매 지원금 차등 지급과 요금제 연계를 고ARPU 고객 유치 최우선 수단으로 활용했다. 하지만 작년 10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 이후 시장이 변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단통법 시행 이후 6만원대 이상 요금제 가입자는 전체 가입자 중 2014년 ▲10월 13.0% ▲11월 18.3% ▲12월 14.8%로 10%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이전에는 30%가 넘었다. 단통법은 차등 지원금과 고가 요금제 강요를 금지하고 있다. 높은 요금제에 많은 지원금을 주려면 낮은 요금제 가입자에게 이에 비례해 지원금을 줘야 한다. 예전엔 이들에겐 지원금을 주지 않았다.
통신사가 고객의 데이터 사용량을 늘리려는 것은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자연스럽게 상위 요금제 선택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부 자료를 보면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의 경우 작년 12월 기준 1인당 월평균 3.2GB의 데이터를 쓴다. 데이터만 보면 실 납입액 기준 월 4만원대 초반이면 충분하다. 무선랜(WiFi, 와이파이)를 활용하면 대부분의 가입자가 3만원대 요금제를 선택해도 무리가 없다는 뜻이다. 작년 말 기준 가입비와 접속료를 제외한 ARPU(알뜰폰 포함)는 ▲SK텔레콤 3만6673원 ▲KT 3만5283원 ▲LG유플러스 3만6526원이다. 한계다.
데이터 늘리기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LTE 서비스 출발 때부터 ‘비디오LTE’ 즉 대용량 동영상 소비를 촉진하는데 중점을 뒀다. LG유플러스 가입자는 작년 말 평균 1인당 4GB의 데이터를 썼다. 올해는 이를 5GB까지 올리는 것이 LG유플러스의 목표다. LG유플러스는 사실상 음성 데이터 통화인 ‘LTE무전기’ 애플리케이션(앱)을 지난 1월26일 선보였다. 이달 중 전체 가입자 내달 다른 통신사 가입자도 이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통신 이용 환경을 모두 데이터 중심으로 바꾸는 셈이다.
SK텔레콤은 ‘T프리미엄 플러스’를 내놓았다. LTE 가입자에게 ▲영화 ▲음악 ▲게임 ▲만화 ▲전자책 ▲쇼핑 ▲실시간TV ▲스포츠 등 8종의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한다. 콘텐츠 수익을 포기하더라도 언제 어디에서나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도록 해 높은 요금제 가입자를 유지하겠다는 속내다. SK텔레콤은 올해 말 1인당 데이터 이용량이 월 3.8GB까지 갈 것으로 예상했다.
KT는 아직 ARPU가 상대적으로 경쟁사에 비해 낮아 발등의 불은 아니다. 그래도 데이터 이월 등 데이터 시대를 대비한 포석을 깔아둔 상태다.
한편 통신 소비 패턴 변화는 추후 가야할 데이터 중심 요금제 전환에도 긍정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미래부도 2015년 업무계획에 데이터 중심 요금제 도입을 넣어뒀다. 이미 미국 등은 음성이 아닌 데이터 중심 과금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추세다. 다만 트래픽 증가에 따른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전체 통신 품질 저하 우려가 있다. 통신사의 계획대로라면 데이터 사용량은 전년대비 40% 증가한다. 추가 주파수 확보도 필요하다. 하지만 올해 주파수 경매를 진행 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하다. 차기 글로벌 통신 주파수 활용이 예상되는 700Hz에 대해 국회와 지상파 방송의 발목잡기가 여전하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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