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세탁기 파손 논란’에서 언급된 힌지는 무엇?

이수환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작년 9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2014’ 기간 중에 발생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이른바 ‘세탁기 파손 논란’으로 업계가 소란스럽다. 삼성전자가 파손됐다고 주장한 ‘크리스털 블루(모델명 WW9000)’ 드럼세탁기는 생활가전 본고장인 유럽 공략을 위해 만든 제품으로 처음부터 프리미엄을 염두에 둔 것이 특징이다. 디자인, 기능, 성능이 이전 제품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진일보됐다.

이 가운데 ‘이중 힌지’는 기존 제품 대비 위치를 25mm 올리고 직경은 40mm 늘린 360mm 크기를 늘리면서 170도까지 활짝 열리는 도어를 고려해 설계했다.

세탁기는 세탁물을 넣는 방식에 따라 ‘톱 로드’, ‘프론트 로드’로 나뉜다. 이 가운데 드럼세탁기는 대부분이 프론트 로드 방식으로 도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 디자인적으로나 기능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인데, 무엇보다 세탁통이 누워 있으니 물이 새지 않도록 확실하게 밀폐가 되어야 하고 본체 앞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므로 어떻게 디자인하느냐에 따라 전체적인 분위기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드럼세탁기는 주로 유럽에서 많이 쓰는 방식으로 주택 구조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북미에서도 많은 보급이 이뤄졌고 지하실에 처박혀 있던 세탁기를 주방이나 다용도실로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여기에는 도어나 본체 색상과 같은 디자인이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WW9000에 적용된 도어는 크기를 키우면서도 열리는 각도를 더 넓힐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적용된 것이 이중 힌지이고 세탁기 파손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부품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힌지의 강도와 이음새 체결능력의 성능은 15Kg의 무게로 1000회 이상의 실험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탁기 힌지는 보통 금속을 많이 쓴다. LG전자가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공개했을 때 자료영상에 넣은 것처럼 손으로 짚거나 세탁물을 올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부 모델의 경우 플라스틱을 적용한 경우도 있으나 내구성에 있어 플라스틱이 금속에 비해 무조건 불리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어느 것이 유리하다고 단정해 말할 수는 없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모두 주요 강판은 포스코에서 공급받고 있다. 세탁기 힌지에 어떤 종류의 금속을 사용하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CR(냉연강판, Cold Rolled Steel), 알루미늄을 주로 쓴다. WW9000의 경우 크롬 도금을 더해 내구성과 고급스러운 느낌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세탁기 힌지를 고광택으로 처리한 경우가 드물다는 점에서 희소성은 분명해 보인다.

향후 드럼세탁기에서 도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날로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크리스털 블루라는 정체성을 정립해 나가고 있으며 LG전자는 ‘G프라임’ 도어를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넓힌바 있다. 핵심은 도어가 커지면서 이에 따른 장식, 그러니까 디자인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고 있다는데 있다. 당연하지만 도어가 커질수록 이를 받쳐야 하는 힌지도 단단해져야 한다. 그러면서도 부드럽게 열고 닫혀야 하고 힌지가 노출되는 부분이 늘어나고 있어서 이 부분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이수환
webmaster@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