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SDI가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사인 오스트리아 마그나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팩 사업을 인수키로 했다. 삼성SDI는 이번 인수로 셀과 모듈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팩까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스템의 일관 사업체제를 갖추게 됐다.

23일 삼성SDI는 마그나 슈타이어와 배터리 팩 사업부문의 인수를 위한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마그나 슈타이어는 마그나의 완성차 조립·생산 회사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SDI는 마그나 슈타이어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팩 사업 전담 자회사인 ‘마그나 슈타이어 배터리 시스템(Magna Steyr Battery Systems GmbH & Co OG, MSBS)’의 지분 100%를 양도받기로 했다. 삼성SDI는 MSBS의 사업장 및 개발·생산시설, 인력, 기존 수주 등 회사의 모든 자산을 인수한다. 인수금액은 양사간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는 제품 공급 형태에 따라 크게 셀, 모듈, 팩 세 가지로 구분된다. 기본 배터리를 셀이라고 부르고, 배터리 셀 십여개를 열과 진동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프레임에 넣은 단계를 모듈, 모듈 여러 개를 모아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냉각장치 등을 추가한 것이 배터리 팩이다. 최근 완성차 업체들은 부품공급의 ‘모듈화’와 아웃소싱의 비중을 높이고 있는데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분야에선 팩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일부 주요 자동차 제조사의 경우 자체적으로 팩 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외의 자동차 제조사는 기술력 부족으로 직접 개발이 아닌, 외부 업체로부터 조달받고 있다.

MSBS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팩 사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회사다. 임직원은 약 260여 명으로 오스트리아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난 2009년 설립된 이래 유수의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과 다양한 전기자동차 배터리 팩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왔다. 연 매출은 4000만유로(약 500억원) 수준이다. 삼성SDI는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셀과 모듈 부문 역량에 MSBS의 배터리 팩 사업 역량을 결합,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을 크게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다.

조남성 삼성SDI 사장은 “이번 인수는 자동차 배터리 사업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로서 위상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