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민형기자] “핀테크(Fintech) 산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기술, 멋진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금융IT에 대한 경험과 통찰력도 함께 쌓아야 할 것입니다.”

김홍선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부행장은 18일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핀테크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기술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금융IT 환경을 먼저 이해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행장은 “핀테크 산업이 발전한 나라들의 금융IT 환경을 살펴보면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공통점을 갖고있다. 이를 줄여주기 위해서 핀테크 산업이 발전하게 된 것”이라며 “이를 근거로 모든 산업은 기술에서 혁신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산업현황에 따라서 혁신의 방향이 정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우리나라의 핀테크는 현재 지불결제에만 초점이 잡혀있다. 이러한 이유는 법적인 규제가 많은 것과 더불어 지불결제 외의 금융서비스들은 전통적인 금융회사들이 모두 쥐고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은행들은 대부분의 금융서비스들을 무료로 제공한다. 송금서비스, 대출서비스 등 각종 금융상품들을 언제 어디서나 가입하고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김 부행장은 “우리나라는 스마트폰으로 결제하고, 송금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일찍부터 발달돼 있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이러한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는 국가는 많지 않다”며 “핀테크를 시작하는 기업들은 이러한 환경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 부행장은 핀테크 기업들이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금전이 오가는 서비스인만큼 보안이 담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내 계좌는 보호받고 있다’라는 신뢰를 심어주지 못한다면 핀테크 서비스를 이용할 고객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전통적인 은행들은 수십, 수백년간 고객의 신뢰를 쌓는데 주력해왔다. 이러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고객들이 의심없이 돈을 맡기고, 각종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반대로 고객의 신뢰가 없다면 아무리 좋은 서비스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사장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우리나라에서 핀테크를 하기 위해서는 보안관점에서 접근하는 것도 필요하다. 금융회사들이 각종 금융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해왔던 것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핀테크 기업들이 갖춰야 할 요건들에 대해 제언한 김 부행장은 전통적인 금융회사들도 ‘핀테크 붐’에 발맞춰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서비스의 방향이 핀테크로 향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은행들도 이러한 분위기에 발맞춰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이 목격되고 있다”며 “금융회사들은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보다 구체적인 서비스를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형 기자>kiku@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