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0주년 설문]① 10년후 IT시장은 누가 주도할까?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지난 10년간, 글로벌 IT시장에선 수많은 신데렐라가 탄생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공룡’으로 불렸던 거대 IT기업들도 수없이 사라졌다.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기업들에게 끊임없는 혁신, 미래에 대한 대응,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주문하고 있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디지털 시대는 그 자체로‘불확실성’이란 속성을 갖는다. 기업들은 변화 경영과 속도 경영, 이 둘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
과연 우리 IT기업들은 10년 후를 기약할 수 있을까.
본지가 창간 10주년을 맞아 ‘10년후 IT산업 전망’을 주제로 국내 IT기업 및 관련 협단체, 정부기관 등 관계자 143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10년후에 생존할 것 같은 국내 IT기업, ▲우리 IT업종 중에서 10년후에도 가장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것 같은 분야 ▲10년후에 생존할 것 같은 글로벌 IT기업 ▲우리 나라 IT산업을 위협하는 경쟁 국가는 어디라고 생각하는지 등을 물었다.
설문의 결과를 분석해보면, 일반적인 인식수준과 크게 차이가 없는 부분도 있었지만 여러 의미로 해석해야하는 결과치도 적지 않았다.
‘국내 주요 IT기업중 10년후에도 생존할 것 같은 기업’으로 삼성전자가 꼽혔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주력사업인 휴대전화는 ‘10년후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것 같은 분야’ 7개 항목중 4위에 그쳤다. 위기 돌파에 대한 기업 자체의 경쟁력은 높게 평가하지만 현재 대표 IT 종목들의 미래 시장 경쟁력은 높게 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중국은 공포스러울만큼 빠른 속도로 어느새 우리 인식속에 우리 나라 IT산업을 가장 위협할 국가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IT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위해서는 ‘IT인재육성’과 ‘글로벌 IT시장 진출’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는 주문이 많았다. 3회로 나눠 설문결과를 분석했다. <편집자>
◆10년 후에도 생존할 IT기업은?…삼성전자, 네이버, SK텔레콤 순 = 143명의 응답자중 복수응답까지 포함한 결과 삼성전자(76명)가 1위, 네이버(33명) 2위, SK텔레콤(22명)이 3위를 차지했다. 이어 LG전자(16명), KT(12명), SK하이닉스(12명), 다음카카오(12명) 순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각 업종별 대표 기업들의 생존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설문에서 삼성전자는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휴대폰 부문에 대한 향후 전망이 썩 좋지 못하다고 응답한 비율을 고려한다면 이는 다소 예상밖의 결과다. 이는 지난해 휴대폰 사업의 부진으로 어닝 쇼크를 겪었지만 삼성전자의 위기관리 능력과 잠재력에 대한 IT업계의 신뢰가 아직 두텁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인터넷 부문 1위 기업인 네이버는 역시 모바일 시장 대응이 과제이기는 하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데는 큰 어려움을 없을 것이란 평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의 경쟁사인 다음카카오도 예상를 뛰어넘는 수준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카카오와의 합병을 통해 마련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 나라 주요 IT품목중 10년 후에도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생각되는 IT분야는?… 반도체, 게임/콘텐츠, 소프트웨어 순 (복수응답 포함) = 응답자들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70명)이 10년후에도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2위는 게임/콘텐츠(67명), 3위는 스마트가전(42명)으로 나타났다. 이어 휴대폰(25명), 소프트웨어(20명), IT서비스(14명), IT아웃소싱(7명) 순으로 나타났다.
1~3위를 차지한 상위 업종은 현재 국내 업체들이 비교적 선전하고 있고, 글로벌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동시에 갖추고 있는 업종이란 점이 특징이다. 1~3위 업종과 나머지 업종과는 비교적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휴대폰 부문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높지 않은 것이 눈에 띤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애플 공포’와 함께 이 분야에서 최근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이 인식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설문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가 1위로 나타난 것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관련업계의 호실적도 영향과 함께 삼성전자의 대규모 반도체 설비 투자 등 관련 투자가 공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향후 10년간 IT시장을 주도할 신수종 분야는? IT융합서비스, 웨어러블컴퓨팅, 빅데이터 순(중복응답 포함) = 향후 IT시장을 주도할 분야로는 ‘핀테크 등 IT융합서비스’(56명)가 1위로 꼽혔다. 이어 ‘웨어러블 컴퓨팅’(39명), IT기반 헬스케어서비스(29명), 빅데이터(28명), 지능형로봇(24명), 3D 프린터(16명), 드론과 같은 유틸리티 디바이스(13명) 순으로 응답했다.
답변을 분석해보면 우리 나라가 IT 원천기술 보다는 ‘IT와 타 산업이 결합한 융합서비스’에 강점을 보일 것이란 예측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답변이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전반적으로 고르게 분포된 것은 아직까지는 뚜렷하게 우리 IT산업이 차세대 신사업으로 꼽을만한 것이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10년후에도 생존할 글로벌 IT기업은? ‘구글’ 압도적…애플 MS 화웨이도 강세(중복답변 포함)= IBM, 오라클, MS, HP, SAP, 애플, 구글, 시스코, 페이스북, 화웨이 10개의 글로벌 IT기업을 예시하고 이중 ‘큰 위기없이 10년후에도 생존할 것으로 생각되는 2개 업체를 선정해 달라’는 질문을 던졌다.
예상했던대로 ‘구글’(96명)을 선택한 응답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히 구글은 IT서비스, 엔터프라이즈서비스, 통신, 보안, 게임 등 전 업종의 응답자들로부터 고르게 선택을 받았다. 다양한 사업영역에서 구글의 개방성과 혁신성에 공감하는 시장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애플(37명)은 구글의 뒤를 이어 2번째로 많은 선택을 받았으나 사상 최초로 글로벌 IT기업중 시가총액 1조 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는 화려한 명성을 고려하면 예상보다는 낮은 득표율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화웨이(22명)는 오라클, 시스코, IBM, SAP, HP 등을 제치고 4위를 차지했다. 중국 IT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평판이 상승하고 있는 추세와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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