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통 레이스 다시 시작…대기업·차별화 숙제 해결해야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제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을 위한 레이스가 다시 시작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8일 허가기본계획 및 신규사업자 지원방안을 발표한다.
정부의 의지는 과거 어느 때보다 높고 도전을 준비하는 사업자 수 역시 어느 때보다 많다. 저렴한 통신요금을 원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는 언제나 높았다. 전반적으로 신규 이동통신 사업자 출현을 위한 주변 환경은 과거 어느 때보다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제4이통 등장이 현실화되려면 몇 가지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정부의 의지가 높은 것과 사업자 선정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숙제 1 : 건실한 대기업을 데려와라…가급적이면 MSO로
수년간 도전에도 불구, 4이동통신 컨소시엄들이 계속 실패했던 이유는 심사위원들의 재무적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사업은 수조원의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중간에 돈 없다고 나자빠져서는 안된다. 개개인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비스 품질이나 고객업무에 매우 민감한 업종이다. 때문에 끊임없는 투자는 필수다.
이 끊임없는 투자를 막힘없이 해결할 수 있는 주체가 있어야 한다. 그동안 KMI나 IST 등의 컨소시엄은 주로 중소·중견기업이 중심이 돼왔다. 하지만 심사위원단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지금까지 제4이통 도전 중 가장 성공에 근접했던 사례는 양승택 전 정통부 장관이 이끄는 IST 였다. 현대그룹의 참여는 말 그대로 호재였다. 하지만 현대는 심사 당일날 투자를 철회했고, 결국 IST는 최악의 평가를 받았다. 현대가 최대주주로 참여했다면 성적표는 바뀌었을 것이다.
그만큼, 지속적인 투자를 담보할 수 있는 기업의 참여는 필수적이다. 여기에 그 대기업이 케이블TV 사업자면 더 좋다. 미래부의 해외 신규이통사 조사에서 유료방송사의 이통시장 진출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방송과 통신의 결합 측면에서도 가장 적합해 보인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케이블TV 업계는 조용하다. 불투명한 사업전망, 막대한 투자비 등에 대한 손익계산이 끝나지 않았다.
숙제 2 : 이통3사의 데이터 중심요금제·알뜰폰과 차별화를
또 하나 풀어야 할 숙제는 요금제다. 포화된 이통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기존 이통사들보다 더 좋은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더 싸면서도 더 많은 음성 및 데이터를 제공해야 이통3사를 버리고 4이통으로 갈아탈 것이다.
최근 이통3사는 경쟁적으로 데이터중심 요금제라는 것을 선보였다. 부가세를 포함하면 3만원이 넘지만 2만9900원에 음성통화를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지난해 LTE-TDD 방식으로 도전했던 KMI의 경우, 월 기본료 8000원에 초당 통화료 1.4원의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 사용량에 따라 요금제에 대한 가치도 달라지겠지만 제4이통 컨소시엄들과 이통3사간 요금 갭은 시간이 지날수록 좁혀지는 분위기다.
KMI는 월 3만원에 모바일 데이터 무제한 상품 출시를 제안한 바 있다. 앞으로 컨소시엄들마다 경쟁력 있는 요금제를 내놓기 위해 묘수를 짜내겠지만 투자비, 접속료, 그리고 기업의 수익성을 감안할 때 엇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가세를 포함하면 4만원이 넘는 3만원대 요금제가 될지, 진짜 3만원 무제한 요금제가 될지가 중요하다.
알뜰폰과의 경쟁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물론, 상당수의 알뜰폰 사업자들이 정부의 정책지원이 끊길 경우 상당히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제4이통사 역시 시장에 연착륙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제4이통 컨소시엄들은 클라우드 서비스, 사물인터넷, 모바일 커머스, 교육 등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찾고 있다. 하지만 이통3사도 이 분야에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 했지만 아직 제대로 된 결과물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시장에 뿌리내리기 위한 4~5년간의 버틸 수 있는 체력과 수익성 극대화를 위한 차별화된 사업모델이 필요한 것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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