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국회 요구를 수용할 경우 당초 의도했던 이동통신에서의 광대역 주파수 확보는 물건너 가는 것을 물론, 주파수를 비효율적으로 운영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지난 22일 국회서 열린 주파수정책소위원회에서 최재유 미래부 2차관은 "40MHz 광대역은 유지하면서 지상파에 5개 채널을 배분하는 안이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미래부는 700MHz 주파수 중 4개 채널(6MHz x 4)과 DMB 대역(EBS) 1개 채널을 지상파 방송사에 할당하고 이동통신에는 40MHz 주파수를 배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통신과 방송 모두 700MHz 주파수를 사용하기 위한 절충안이었다.

하지만 EBS를 포함한 지상파방송사와 소위원회가 EBS에게도 700MHz 주파수 할당을 요구하면서 주파수 배분 논의도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반복되는 요구에 미래부는 대안찾기에 나섰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700MHz 대역에서 지상파 방송에 5개 채널을 줄 수 있는 방안은 이동통신 광대역 주파수 할당을 포기하지 않는한 어려운 상황이다.

상하향으로 각각 20MHz씩 이용해야 하는 이동통신(FDD-LTE 기준) 특성상 15MHz씩 나누거나 업로드에 10MHz를 할당하는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다.

문제는 주파수 효율성은 급격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30MHz나 40MHz나 투자비용은 거의 같다는 것이 통신업계 설명이다. 들어가는 비용은 같지만 효율성은 크게 떨어진다. 표준화 문제로 장비, 단말기 이용에 어려움도 예상된다. 저대역 주파수를 황금주파수라고 하지만 10MHz를 떼내는 순간,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30MHz폭의 700MHz주파수와 40MHz폭의 2.6GHz가 경매에 나오면 무조건 2.6GHz에 몰릴 수 밖에 없다"며 "700MHz를 1개 통신사가 가져가는 것보다 훨씬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또 있다. 가뜩이나 방송과 통신을 같이 쓰면서 보호대역으로 사실상 버려야 하는 주파수가 또 다시 추가될 수 밖에 없다. 현재 정부의 4+1 안에 따른 보호대역은 24MHz폭에 달한다.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2011년 주파수 경매에서 1.8GHz 대역 20MHz폭 경매가격이 9950억원이었다. EBS 에게도 700MHz를 할당할 경우 보호대역은 그만큼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보호대역으로 설정해야 하는 주파수 가치가 1조원을 넘길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결국, 주파수 이용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방송과 국회가 선심쓰듯 9개 채널에서 5개만 달라고 하는 것 같지만 전세계적으로 700MHz 주파수를 지상파 UHD용으로 사용하는 곳은 없다"며 "정부도 뚜렷한 소신을 갖고 정책을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채수웅 기자> woong@ddaily.co.k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