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심각한 주파수 혼신…“700MHz 지상파 할당땐 국제적 분쟁”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700MHz 주파수를 지상파 방송용으로 할당할 경우 인근 일본과 심각한 주파수 혼신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박덕규 목원대 교수는 26일 더케이호텔서 열린 700MHz 주파수 토론회에서 "일본의 이동통신 주파수 간섭 발생에 따른 국제적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며 "국제적 권고안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국가간 협의에 따른 주파수 분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는 700MHz 주파수를 지상파방송과 이동통신용으로 분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지상파UHD 활성화 차원에서 총 4개 채널(24MHz폭)을, 이동통신 광대역 주파수 확보차원에서 40MHz폭을 할당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박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700MHz 주파수를 통신용으로 활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적 흐름과 어긋날 경우 여러 문제점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인접해 있는 일본과 주파수 혼신이다.
일본의 700MHz 주파수 중 이동통신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718~748MHz(상향)에서 심각한 간섭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하향 주파수인 773~803MHz 대역에서도 간섭 발생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방송출력은 1KW에 달하지만 이동통신 출력은 25W이기 때문에 간섭이 발생한다. 때문에 한 주파수 대역에서 방송과 통신을 같이 사용할 경우 간섭을 줄이기 위해 보호대역을 설정해야 한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정부에 총 5개 채널을 요구하고 있다. 미래부는 EBS에게는 DMB 대역을 할당할 계획이다. 5개 채널을 지상파에 할당할 경우 광대역 이동통신 주파수 확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지상파 방송사와 국회 주파수소위원회는 방송보조무선국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3.5GHz를 이동통신용으로 사용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3.5GHz 대역은 이동통신용으로 사용하기 위한 검토 및 주파수 회수 재배치 수행이 필요하다"며 "현재로서는 장비 및 단말기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아 서비스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전파 특성상 직진성이 매우 강한 반면, 장애물에서 회절성이 약해 넓은 영역에서 서비스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박 교수는 "전파 특성으로 핫스팟 중심으로 서비스가 이뤄질 예정"이라며 "700MHz 대역에 대한 용도분배의 대안으로 고려할 수 없는 대역"이라고 덧붙였다.
오히려 박 교수는 UHD방송용으로 700MHz 주파수를 사용하는 나라가 없는데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효율성이 낮은 만큼, 통신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으로 보았다. 그는 "700MHz 주파수가 UHD 방송용으로 결정된 나라는 없으며 현재 모든 나라에서 이동통신용으로 할당하거나 그럴 예정"이라며 "미국, 유럽, 일본 등 많은 국가가 케이블 또는 위성을 이용한 UHD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직접수신율이 7%도 안되는 상황에서 초고화질 대형TV의 보편적 서비스 이용은 의미가 적다"며 "1인 1대 이상의 휴대전화를 보유하고 있고 이동통신을 통한 방송서비스 제공 등을 감안할 때 이동통신이 방송보다 공익성, 보편적 서비스 가치가 크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박 교수는 방송이 주파수를 사용할 경우 민영방송사는 주파수 할당대가와 전파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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